당구장에 인공지능(AI)이 등장했다. 사용자가 당구를 칠 때 어떻게 쳐야 하는지 알려주는 등 레슨도 해주고 사람과 시합도 한다. 당구 레슨이 필요한 사람이나 혼자 당구를 치고 싶은 사람 모두 당구장에서 혼자 자유롭게 당구를 즐길 수 있다.
아이로브는 8일부터 10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한 '스마트테크코리아' 전시회에서 AI와 증강현실(AR) 기술을 결합한 당구 레슨 플랫폼 '빌리아이'를 선보였다. AI와 AR 기술을 적용해 당구대 위에 타법과 추천 경로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빌리아이는 사용자가 당구를 칠 때 AI가 추천 경로를 분석해 알려주는 기술이다. AI가 당구대 위에 있는 당구공의 위치를 분석해 추천 경로를 탐색, 경로를 당구대 위에 알려준다. 사용자는 이 길이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다른 경로도 추천받을 수 있다.
정윤식 아이로브 대표는 전시장에서 기자와 만나 "당구 초보자가 가장 어려워하는 일은 어떻게 쳐야 하는지 그 길을 모르는 것"이라며 "빌리아이는 많은 데이터를 학습한 AI가 경로를 추천해줘 초보자도 쉽게 당구를 즐기고 배울 수 있게 해준다"고 소개했다.
아이로브에 따르면 빌리아이는 당구를 직접 치는 사용자와 콘텐츠를 통해 당구 레슨을 해주는 크리에이어, 당구장 운영자에게 모두 이점이 있는 기술이다. 사용자는 AI 기술을 통해 현재 수준에 맞는 레슨을 받을 수 있다. 프로그램에 탑재된 당구 프로그램들을 반복적으로 학습해 실력을 키울 수 있고 크리에이터가 친 타구 경로와 자신의 타구 경로를 영상으로 분석해 정확한 타구 연습도 할 수 있다.
크리에이터는 프로그램을 통해 여러 사용자에게 동시에 레슨을 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당구 레슨을 생성해 빌리아이에 올리면 된다. 사용자들이 이 레슨을 수강할 경우 크리에이터는 수강료를 받게 된다.
아이로브 관계자는 "빌리아이 시스템이 설치된 당구장에서 크리에이터가 생성한 레슨을 사용자들이 수강할 경우 크리에이터와 당구장 운영자에게 수익이 분배해 돌아간다"며 "당구장 사장은 이 시스템을 통해 부가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고 크리에이터는 공간과 시간에 제약을 받지 않는 레슨을 시행해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당구에 자신있는 사람은 AI와 당구 실력을 겨뤄볼 수도 있다. 아이로브는 당구대 위를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는 자율로봇을 개발했다. 이 로봇이 상대 역할을 하는 AI 로봇이다. 해당 로봇은 학습된 경로와 타구 방식을 통해 당구를 친다. 이세돌 바둑기사가 알파고와 바둑 대결을 펼쳤듯 AI와 당구를 경쟁하고 싶은 사람이면 누구나 도전할 수 있다.
하지만 상대가 AI인 이상 경쟁은 쉽지 않다. 정윤식 아이로브 대표는 AI와 대결이 난이도별로 있느냐는 질문에 "사실 AI가 잘하게 하는 것은 쉽지만 못하게 만드는 것은 어렵다"며 "아직 난이도별 기술은 구축하지 않아 AI 실력이 꽤 높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로봇이 갈 수 없는 길이 있고 AI가 방어만 할 수 있게 당구를 하게 되면 충분히 승산이 있으므로 당구 고수라면 해볼 만한 대결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대표는 빌리아이 시스템을 5년 전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누구나 쉽게 당구를 즐길 수 있는 문화를 만들자는 취지였다. 이후 정부 사업을 통해 기술을 개발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 3년간의 연구 끝에 빌리아이를 선보이게 됐다.
그는 "빌리아이 시스템은 최근 출시돼 이제 홍보를 시작했다"며 "사람과 대결하는 AI 로봇은 연내 상용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AI타임스 김동원 기자 goodtuna@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