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 컴퓨터는 차세대 미래기술이다. 획기적인 연산 처리로 항공 우주, 물류, 재무, 화학 산업 등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러나 상황은 녹록치 않다. 우선 양자 컴퓨팅 구동에 필요한 환경이 까다롭다. 극저온 상태여야 정상적으로 연산 처리가 가능하다. 대규모 양자 컴퓨팅 구축을 위해선 시스템 전력도 효율적으로 구축해야 한다.
일반 컴퓨터는 기본 정보 단위가 ‘비트’ 이진법으로 작동한다. 0이나 1위치만 포함할 수 있다. 반면 양자 컴퓨터는 ‘큐비트’로 처리한다. 0과 1을 따로 처리하거나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최소 단위다. 큐비트 하나에 0과 1을 겹쳐 여러 연산을 한 번에 계산할 수 있다. 양자 컴퓨터가 기존 컴퓨터보다 연산 처리 속도가 몇 배 더 빠른 이유다.
예를 들어 1큐비트는 1비트보다 계산 속도가 2배 빠르다. 2큐비트는 4배가 더 빠르다. 4큐비트는 16배 더 빠르다. 큐비트를 더 많이 탑재할수록 연산 속도가 배로 늘어난다.
양자 컴퓨팅, 어떤 한계 있나?
양자 컴퓨터에 탑재된 큐비트는 예민한 성질을 갖고 있다. 복잡한 연산을 처리해서 늘 불안정한 상태다. 외부 자극이 조금이라도 가해지면 출력값이 아예 다르게 나온다. 그래서 외부 환경에 공기 움직임, 잡음이 있으면 안 된다.
양자 컴퓨터는 약 영하 270도에 이르는 극저온 상태에 있어야 한다. 실온에서는 공기 중으로 떠돌아다니는 미세 입자, 바람 등으로 큐비트를 불안정하게 할 수 있다. 양자 컴퓨터를 배치하려면 이러한 환경을 늘 조성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제어-해독 방식에 한계도 존재한다. 대규모 양자 컴퓨터를 구현하려면 큐비트를 제어-해독하는 소자 개발이 필수다. 극저온에서 작동하는 큐비트를 상온에 있는 시스템과 연결해야 한다. 이를 동축케이블로 길게 연결해 제어-해독할 수 있다.
큐비트에는 동축케이블이 필요하다. 50큐비트 양자 컴퓨터보다 100큐비트 컴퓨터에 탑재한 동축케이블이 더 길다. 여기서 문제는 대규모 양자 컴퓨터를 구현했을 때의 케이블 길이와 컴퓨터 크기다. 대규모 양자 컴퓨팅은 컴퓨터 크기가 커질 뿐만 아니라 긴 케이블 연결거리로 인해 신호 손실도가 커진다.
한계점 극복 위한 국내외 연구·개발 상황은?
구글은 2019년 53큐비트를 탑재한 양자컴퓨팅 시스템 ‘시커모어(Sycamore)’를 선보인 바 있다. 주요 특징은 연구실에서 실온을 유지한 채 작동이 가능한 점이다. 양자 컴퓨터 시스템만 극저온이면 된다. 따라서 동축케이블 연결을 통해 발생하는 전력을 줄일 수 있다. 현재 구글은 2029년까지 상용화 가능한 양자 컴퓨터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IBM은 올해 말 433큐비트를 탑재한 양자 컴퓨터 '오스프리(Osprey)'를 선보일 계획이다. 주목할 점은 큐비트가 대규모일 때 필요한 고속망을 구축했다는 점이다. 칩 수준의 단거리 연결 장치 배치를 통해서다.
이를 통해 여러 칩을 연결해서 단일 프로세서를 만들 방침이다. 동축케이블로 일일이 연결하지 않아도 큐비트 속도를 올릴 수 있다. IBM 측은 이를 통해 2025년까지는 4000큐비트 양자 컴퓨터를 개발하겠다고 발표했다.
국내 연구진도 기술적 한계를 넘기 위해 힘쓰고 있다. 최근 김상현 카이스트(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 연구팀이 기존 대규모 큐비트 구현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기술적 방안을 마련했다.
김 교수 연구팀은 3차원으로 양자 컴퓨터를 판독-해독할 수 있는 소자를 만들었다. 해당 소자로 큐비트 회로 위에 저전력·저잡음·초고속 특성을 끌어올릴 수 있다. 수만 개 큐비트를 단거리에서 일대일로 연결 가능하다.
김상현 교수는 "3차원 초고속 소자는 양자 컴퓨터뿐만 아니라 6G 무선통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응용할 수 있는 기술이다"며 "앞으로 후속 연구에 힘쓰겠다"고 전했다.
AI타임스 김미정 기자 kimj7521@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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