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홀로코스트(Holocaust) 생존자를 찾는 새로운 얼굴 인식 플랫폼이 개발됐다고 이스라엘 타임스[The Times of Israel]가 최근 보도했다.
'숫자부터 이름까지(N2N)'라는 이름의 이 AI 도구는 2차 대전 사진에서 익명의 얼굴을 식별하는 기능을 갖고 있으며 특히 홀로코스트 사진과 동영상 아카이브를 탐색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제공한다. 이 도구를 만든 사람은 미국 뉴욕 출신의 다니엘 패트(Daniel Patt, 40)다. 현재 그는 구글에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다.
이스라엘 타임스에 따르면 패트는 지난 2016년 바르샤바의 폴란드 유태인 역사박물관을 방문하던 중 이 기술의 영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태계인 그는 자신도 모르게 친척들의 얼굴을 지나칠 가능성이 있다는 생각에 시달리다가 홀로코스트 이산가족들을 찾는 것을 돕기 위해 N2N을 개발했다.
그는 이스라엘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홀로코스트의 희생자와 생존자를 식별하는 것을 돕기 위해 이 AI 얼굴 인식 도구를 개발했다”고 말했다. 이 N2N은 1914-1945년까지 전쟁 전의 유럽과 홀로코스트에서 찍힌 수십만 장의 사진을 스캔해 원하는 대상을 식별하고 지금 생존해 있는 사람들과 연결시켜주는 기능을 갖고 있다.
일반적인 얼굴 인식 프로세스는 목적 대상의 이미지에서 눈 사이의 거리, 눈구멍의 깊이, 광대뼈의 모양 등 얼굴을 구별하는 데 중요한 각종 표지를 디지털 데이터로 만든 다음에 다른 얼굴의 데이터베이스와 비교한다. 미 연방경찰국(FBI)의 경우 약 6억 5천만 장의 사진을 한 번에 비교할 수 있다.
진실 판단은 이용자의 몫
다니엘 패트는 처음엔 혼자 여가 시간에 이 작업을 수행했지만 지금은 엔지니어, 연구원, 데이터 과학자들이 그와 뜻을 같이 하고 있다. 또 미국 워싱턴 D.C.에 위치한 미국 홀로코스트 기념관(United States Holocaust Memorial Museum, USHM)과의 협조 하에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USHM의 웹사이트에 따르면 홀로코스트의 희생자와 생존자를 식별하는 단일 목록은 없다고 한다. 그러나 박물관은 정보와 문서를 찾는 생존자와 희생자의 가족들을 위해 현장에서 다양한 방법을 제공하고 있다. N2N의 작동 방식은 USHM에 의해 이용 가능한 수십만 장의 사진뿐만 아니라 그 사이트를 이용하고자 하는 생존자들과 그 후손들이 업로드한 사진들을 스캔하는 것이다.
그러나 매체에 따르면, 소프트웨어가 완벽하지 않아서 사용 가능한 데이터베이스에서 가장 들어맞는 10개의 매칭 항목만을 반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패트는“ 하지만 우리 팀은 식별의 정확성에 대해 소프트웨어 탓은 하지 않는다”며“우리는 단순히 유사성 점수로 결과를 보여줄 뿐이고, 그 결과가 긍정적인 식별인지의 여부는 사용자 개인이 결정하도록 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그는 이 사이트에서 이용할 수 있는 사진과 비디오 등 홀로코스트 이전과 홀로코스트 시대의 70만 장의 사진을 추가로 얻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는“마지막 남은 생존자들이 돌아가시면서 이러한 노력이 시급해졌고 여전히 이뤄질 수 있는 많은 연결고리가 있다”며“N2N이 생존자들이 우리와 함께 있는 동안 그러한 연결고리를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한편 얼굴 인식 기술은 금융권 등의 보안 분야에 일찍부터 사용됐다. 그런데 근래 들어 딥러닝의 일종인 합성곱 신경망(CNN)의 발전 속도에 맞춰 인식 기능이 놀라운 정확도를 보이며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현재 안면 인식 기술은 이미 얼굴이 알려진 절도범들이 상점에 들어올 때부터 식별이 가능하다. 이는 절도 범죄를 획기적으로 줄이고 있다. 또 휴대폰의 잠금 해제에도 얼굴 인식 기능이 사용돼 개인 정보를 보호한다.
실종자가 데이터베이스에 입력돼있다면 공항, 소매점, 기타 공공장소 등에서 즉시 파악이 가능해 수색에 큰 도움을 준다. 시각장애인을 돕는 얼굴 인식 기능은 타인의 얼굴 표정을 인식해 시각장애인들에게 경고를 준다. 이를 통해 시각장애인은 주변 상황을 더 잘 파악할 수 있다.
이외에도 가짜 학교 출석자 색출, 카지노 부정행위자, 중국에선 상습적인 화장실 휴지 도둑, 음식 값 안내는 사람 등의 자잘한 문제에도 놀라운 식별 기능을 발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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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타임스 조행만 객원기자 chohang5@kaka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