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수준으로 사고하는 범용 인공지능(AGI)을 만드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
미 IT매체 벤처비트는 28일 범용 AI 제작 가능성에 대한 작가 바이런 리스의 글을 실었다. 작가는 글을 통해 사람의 고유한 정신과 의식에 대한 이해가 아직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가운데 범용 AI가 만들어지기는 어렵지 않겠느냐고 진단했다. 아래는 글 내용이다.
인공지능(AI) 분야의 발전에 대한 뉴스를 보면 해결해야 할 과제 중 하나는 ‘AI’라는 용어가 서로 관련 없는 두 가지를 의미하면서 무차별적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AI라는 용어는 첫째 협의의 AI라고 할 수 있다. 이 기술은 강력한 기술이지만 매우 간단하고 직관적이다. 과거에 대한 많은 데이터를 가지고 컴퓨터를 사용해 분석하고 패턴을 찾은 다음, 그 분석을 활용해 미래에 대한 예측을 할 수 있다. 이러한 유형의 AI는 이메일 스팸을 필터링하고 교통 경로를 안내하면서 하루에 여러 번 생활에 영향을 준다. 그러나 과거에 대한 데이터로 훈련되기 때문에 미래가 과거를 닮은 곳에서만 작동한다. 매일 기본적인 단계에 변화가 없기 때문에 고양이를 식별하고 체스를 둘 수 있다.
AI라는 용어의 또 다른 사용은 범용 AI, 즉 AGI를 일컫는다. AGI는 공상 과학 소설 외에는 아직 존재하지 않고 만드는 방법을 아무도 모른다. 범용 AI는 사람처럼 지적으로 다재다능한 컴퓨터 프로그램이다. AGI는 전에 학습된 적이 없는, 완전히 새로운 것을 스스로 학습할 수 있다.
AGI는 영화에서 등장하는 ‘스타트렉’의 데이터, ‘스타워즈’의 쓰리피오(C-3PO) 및 ‘브레이드러너’의 사람의 모습을 한 로봇을 예로 들 수 있다. 협의의 AI가 범용 AI와 동일한 유형인 것처럼 느껴지기는 하지만 이는 덜 성숙하고 덜 정교한 것으로 범용 AI는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스팸 이메일을 식별하는 것은 범용 지능이 될 수 있는 진정한 창의성을 갖는 것과 계산적으로 동일하지 않다.
‘AI의 소리(Voices in AI)'라는 AI 관련 팟캐스트에는 과학계의 실무자가 쉽게 접근해 참여하고 있다. 100명이 넘는 AI 전문가들의 이 주제에 대한 심층 토론에 참여했다. 토론자들에 물어볼 두 가지 질문이 있었다. 첫째는 범용 AI가 가능한가였다. 네 가지 예외를 제외하고 거의 모든 사람들이 가능하다고 했다. 다음에는 언제 만들어질 수 있을지 물었다. 답은 천차만별이었고 누구는 5년, 누구는 500년을 얘기했다.
거의 모든 토론자가 범용 AI에 대해 가능하다고 하면서도 언제 만들어질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제각각인 이유가 무엇일까? 범용 지능을 만드는 방법을 모르기 때문에 예상이 다 다른 것이다.
“어떻게 만들지 모르지만, 전문가들은 왜 그렇게 할 수 있다고 동의하는 것일까?”라고 다시 물었더니 비슷한 대답이었다. 진정한 지능형 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은 사람들이 지능형 시스템이라는 하나의 핵심적인 믿음을 바탕으로 한다. 우리가 기계이기에, 범용 지능을 가지고 있기에 범용 지능이 있는 기계를 만드는 것이 가능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확실히, 사람이 기계라면 그 전문가들이 맞다. 범용 지능은 단순히 가능한 것이 아니라 피할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사람이 단순히 기계가 아니라면 하드웨어로 복제될 수 없는 것이 있다는 것이 된다.
흥미로운 점은 수많은 AI 전문가와 다른 이들의 차이다. 이 주제에 대해 일반 청중들에게 질문하고 사람이 기계라고 생각하는 경우를 물었더니 약 15%가 손을 든 반면, AI 전문가의 96%는 그렇지 않았다.
팟캐스트에서 인간 지능의 본질에 대한 이 가정을 고집한다면, 토론자들은 “생물학적 기계가 아니라면 그 밖에 어떤 것이 될 수 있을까”라며 반과학적인 일종의 마술적 사고에 빠져있다고 비판할 것이다.
이는 당연하고 중요한 질문이다. 우리는 우주에서 범용 지능을 가진 단 한 가지를 알고 있고, 그것이 바로 우리 자신이다. 우리는 어떻게 이렇게 강력하고 창조적인 최강의 힘을 가지게 됐을까? 알 수 없다.
생에 첫 번째 자전거의 색이나 초등학교 1학년 때 선생님의 이름을 떠올려보라. 몇 년 동안 생각하지 않았을지도 모르지만 뇌는 아마 쉽게 이 두 가지를 모두 떠올릴 수도 있다. ‘데이터’가 하드 드라이브에 있는 것처럼 뇌에 저장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할 때 더욱 놀라운 일이다. 실제로 어떻게 저장되는지 알 수 없다. 뇌에 있는 천억 개의 신경 세포 각각이 가장 앞선 슈퍼컴퓨터만큼 복잡하다는 것은 안다.
하지만 이 점에서 우리들 지능의 신비가 시작된다. 더 복잡해진다. 정신이라고 부르는 것이 있다는 것은, 뇌와는 다른 것이다. 정신이란 유머 감각이나 사랑에 빠지듯이, 머리에 있는 1.4kg의 뇌가 할 수 없는 모든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심장이 그런 일을 하지 않고, 간도 하지 않는데 아무튼 정신은 작동한다.
정신이 오직 뇌의 결과물인 것인지에 대해서도 확실하게 알지 못하고 있다. 일부 사람들이 뇌가 95%까지 없이 태어나지만 정상적인 지능으로 나중에 진단 검사를 받을 때까지 자신의 상태를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뇌에 저장되지 않고 몸 전체에 분산되어 있는 많은 지능을 갖고 있는 것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뇌나 정신을 이해하지 못하는 가운데 범용 지능은 의식이 필요하기에 만들려면 실제로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의식은 세상에 대한 경험이라고 할 수 있다. 온도계로 온도를 정확하게 알 수 있지만 따뜻함을 느낄 수는 없다. 무언가를 아는 것과 무언가를 경험하는 것 사이의 차이는 의식이다.
뇌는 잘 이해하지 못하고 정신은 설명할 수 없는 가운데 의식에 대해서는 경험하는 단순한 문제가 어떻게 가능한지에 대한 좋은 이론조차 없다. 이러한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범용 AI를 믿는 AI 전문가들은 컴퓨터로 모든 인간의 능력을 재현할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 이는 마법에 호소하는 논쟁으로 보인다.
믿음을 무시하거나 비방하려는 것이 아니다. 그들이 맞을 수도 있다. 단지 범용 AI의 개념이 명백한 과학적 진리가 아니라 검증되지 않은 가설일 뿐이라는 것이다. 그러한 창조물을 만들려는 욕망, 그리고 그것을 통제하려는 욕망은 고대부터 인류의 꿈이었다. 프랑켄슈타인 등 수많은 이야기가 수세기 동안 이어져 왔다. 훨씬 오래전부터의 일이다. 크레타 섬을 지키기 위해 그리스 기술의 신 헤파이토스가 만든 로봇 탈로스의 이야기 같은 것을 떠올릴 수 있다.
우리 마음 깊은 곳에 이 창조물을 만들고 놀라운 힘을 조정하려는 욕망이 있지만, 아직까지 실제로 할 수 있다고 여길만한 징조는 보이지 않는다.
AI타임스 이한선 객원 기자 griffin12@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