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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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에게 '한 물체는 다른 공간을 차지할 수 없다'는 식의 간단한 물리 법칙을 가르치는 것이 컴퓨팅 자원을 덜 쓰면서 학습 능력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알파고를 만들었던 딥마인드(DeepMind)의 루이스 필로토(Luis Piloto) 등 연구원들이 플라토(PLATO), 즉 ‘물체 자동 인코딩 및 추적을 통한 물리 학습(Physics Learning through Auto-encoding and Tracking Objects)’이라고 명명한 AI를 개발했다고 영국의 과학기술 전문 주간지 뉴사이언티스트가 12일 전했다. 플라토는 기본적인 물리 법칙을 따르는 물체들로 구성된 세계를 이해하도록 설계된 AI다. 

딥마인드는 알파고 외에도 단백질 접힘(protein-folding) 문제를 해결하는 AI 등을 발표해왔지만 이런 모델들은 매우 전문화된 것들이어서 일반적인 세계는 잘 이해하지 못한다. 그래서 딥마인드의 연구진들은 최근의 논문에 “근원적인 뭔가가 여전히 빠져 있다”고 썼다.

연구진은 물체가 움직이는 영상들을 이용해 플라토가 물체의 상호작용을 파악하도록 훈련했다. 예를 들면  공들이 땅으로 떨어지고, 각기 굴러다니고 튀는 모습을 담은 영상이다. 또 영상속 모든 프레임에서 각 물체는 어느 픽셀을 차지하는지를 보여주는 데이터를 플라토에게 줬다.

연구진은 지속성(물체가 사라지지 않는 경향), 부피, 불변성(물체가 형태와 색깔과 같은 특징을 유지하는 경향)과 같은 다섯 가지의 물리적 개념을 플라토가 이해하는지를 시험하기 위해서 다른 종류의 영상들을 보여줬다. 일부 영상은 물체들이 물리 법칙을 따르는 내용이었고 일부는 공이 물리법칙과는 상관 없이 엉뚱하게 굴러다니는 것과 같은 내용이었다. 

그런 다음 플라토가 각 영상에서 다음에 무엇이 나올지 예측하도록 했다. 플라토는 물리법칙을 따르지 않는 비디오에 대해선 예측을 하지 못했고 물리법칙을 따른 비디오에 대해선 올바른 예측을 내놨다. 이는 AI가 물리법칙에 대한 직관적 지식을 가진 것을 시사하는 것으로 연구진은 해석했다.

필로토(Plloto) 연구원은 이 실험 결과는 물체 중심적(object-centric) 관점이 AI에게 좀 더 일반적이고 채택가능한 능력을 부여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사과가 등장하는 여러 장면을 생각해 보자”며 “이 경우 나무에 달린 사과, 부엌에 있는 사과, 쓰레기통에 있는 사과에 대해 각각 학습할 필요가 없다.”고 그는 말했다. 이어 “사과 자체만 따로 떼내면 새로운 시스템이나 맥락에서 어떻게 움직일지에 대해 일반화를 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영국 사우스햄프톤 대학의 마크 닉슨( Mark Nixon) 교수는 이번 작업이 AI연구의 새 길을 열어줄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그는 딥마인드 연구원들이 관련 논문에서 “플라토 가동이 외부에선 어렵다”고 한 것과 관련해 재생 가능성에 대해 지적했다. “이는 연구진이 다른 사람들은 이용하지 못하는 아키텍처를 사용했다는 의미”라고 그는 말했다. “과학에서는, 재생이 가능해서 다른 사람들도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고 나아가 더 발전시킬 수 있는 것이 좋다”고 그는 말했다.

미국 뉴욕대학의 첸 펭( Chen Feng) 교수는 딥마인드의 연구결과에 대해 AI모델을 훈련하고 가동하는데 필요한 컴퓨팅 자원을 줄이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 방식은 아이에게 바퀴와 좌석이 무엇인지를 먼저 가르쳐서 차가 뭔지를 이해하도록 하는 것과 같다”며 “원본 시각 자료 입력 대신 물체 중심적 표현을 활용하면 데이터를 덜 쓰면서 Ai가 직관적 물리 개념을 배울 수 있게 하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AI타임스 정병일 위원 jbi@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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