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 돌아왔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확산하면서 휴가지를 고민하는 시민들이 늘고 있다. 전염병 걱정과 시·공간 제약 없는 여행지로 메타버스 가상공간이 새로운 휴가지로 부상하고 있다. 제주도를 배경으로 한 메타버스까지 등장하면서 가상세계에서 보내는 특별한 여름휴가를 체험해봤다.
'메타버스 in 제주' 가상공간에서 성산일출봉 다녀와 볼까
성산일출봉은 (용암이 물속에서 분출되면서 만들어진 오름) 빼어난 경관 덕에 오래전부터 영주십경 중 첫 번째로 꼽히던 곳이다. 제주도에 위치한 성산일출봉 관광을 위해 제페토에 제주도를 검색하자 성산일출봉과 더불어 쇠소깍, 용머리 해안 등 제주의 대표적 관광 명소를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메타버스 속 성산일출봉은 어떻게 구현돼 있을까. 성산일출봉 월드에 입장하자 만개한 제주도의 유채꽃이 단번에 시선을 사로잡았다.
곳곳에서도 제주도의 느낌을 물씬 받을 수 있는 돌하르방과 'HELLO'라고 쓰인 환영 건축 문구들도 여기저기 찾아볼 수 있었다. 샛노란 유채꽃을 배경으로 풍차가 돌아가면서 마치 휴가지에 온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길을따라 성산일출봉 근처 카페에 들어서니 돌담벽에 수놓아진 유채꽃들과 카페 창밖으로 보이는 성산일출봉의 풍경이 장관을 이루기도 했다.
메타버스에서는 실제 성산일출봉 정상을 관광하기 위해 설치된 계단 대신 점프를 통해서 끝까지 올라가는 게임 형식으로 구현됐다. 계단을 점프해서 올라가는게 생각보다 어려웠다. 성산일출봉 정상에 오르는 것은 포기했다. 이번엔 산방산 자락에 위치해 있는 용머리 해안을 관광하기 위해 발걸음을 옮겼다. 가는 길목마다 유채꽃과 돌하르방이 관광객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명소에서 셀카도 찍으며 곳곳을 살펴봤다.
표지판을 따라가보니 오랫동안 층층이 쌓인 용머리해안의 사암층 암벽의 모습이 생생하게 구현돼있었다. 근처에는 네덜란드 선인 하멜의 선박이 난파돼 표착한 흔적도 만나볼 수 있었다. 표지판과 매표소 등이 들이 제주도의 모습과 유사하게 제작돼 있어 관광하는 기분을 묘하게 이끌어내기도 한다. 대표적인 관광지의 큰 특징들 위주로 사실감보다는 제주의 분위기를 잘 이끌어 낸 모습이다.
이어 명소 중 하나인 쇠소깍을 찾아 나섰다. 실제 제주도에서 쇠소깍으로 들어서는 차도가 메타버스 공간에서도 비슷하게 구현돼 있었다. 쇠소깍 바로 옆에는 하효 검은모래 해변이 펼쳐져 있고 전통 조각배 '태우'와 '카약'을 타며 즐길 수 있었다. 아름다운 카페와 선착장, 쇠소깍 해변 등 제주의 아름다운 자연도 눈에 담을 수 있었다.
메타버스 속 제주를 돌아다니다 보면 다소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또 실제 제주도와 비교해 볼 때 관광의 흥미도를 끌어올릴만한 요소는 아직 부족해 보였다. 하지만 '제주도'라는 공간이 선사하는 설렘과 더불어 제주도에 다녀왔던 사람이라면 메타버스를 통해 추억을 되돌아볼 수 있어 좋은 콘텐츠임은 분명해 보였다.
최근 관광산업들이 가상콘텐츠 사업 진출에도 속도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관광형 메타버스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메타버스를 활용해 여행의 경험을 재현하면서 여행의 시간을 대체할 수 있게 된다면 관광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AI타임스 조형주 기자 ives0815@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