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의 거물 윈클레보스(Winklevoss) 형제가 바라보는 암호화폐의 미래는 어떨까? IT전문 매체 슬래시기어(Slashgear)가 이들의 전망을 엿볼 수 있는 편지에 대해 보도했다. 국내에서는 이들이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초기 암호화폐 시장에 뛰어들어 억만장자가 됐고, 세계에서 가장 큰 암호화폐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다.
2010년 개봉해 화제가 됐던 영화 ‘소셜 네트워크’를 기억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윈클레보스 쌍둥이 형제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기 더 쉬워진다.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이 영화 속에서 이 두 형제는 메타(Meta)의 창립자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보다 먼저 페이스북과 유사한 소셜네크워크 서비스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었지만 저커버그가 이를 훔쳐 자신의 플랫폼에 접목한 뒤 공개해 버린다.
실제 저커버그가 그들의 아이디어를 전적으로 훔쳤다고 볼 수 있는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쌍둥이 형제는 지루한 법정싸움 끝에 6500만 달러(한화 약 840억원)를 받는 것으로 저커버그와 합의했다. 슬래시기어(Slashgear)에 따르면 그들은 아이디어를 훔쳐간 친구가 엄청난 성공을 거두는 바람에 받을 수 있었던 천문학적인 합의금 중 1100만 달러(한화 약 143억원)를 암호화폐에 투자했다.
CNBC의 보도에 따르면 당시 비트코인의 가격은 120달러(한화 약 15만원)였다. 2017년에 그들이 가진 암호화폐의 가치는 10억 달러(한화 약 1조 3000억원)가 넘었다. 그들은 제미니(Gemini) 라는 암호화폐 거래소를 설립하고 코인베이스(Coinbase)와 FTX 등 세계 최대의 거래소들과 경쟁하고 있다.
이 두 형제가 소위 ‘암호화폐 겨울’이라는 지금 시기에 어떤 미래를 그리고 있는지 알 수 있는 편지가 있다. 지난 6월에 제미니 직원 100여명을 해고하는 과정에서 직원들에게 남긴 편지이다.
이 편지에서 윈클레보스 형제는 암호화 겨울을 맞고 있는 현재를 “수축 단계에 있다”면서 “현재 암호화폐 산업이 겪고 있는 침체 때문에 직원의 10%, 약 100명을 해고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런 결정은 일견 매정해 보이지만 같은 시기에 다른 암호화폐 관련 기업인 코인베이스는 1,100명을 해고했다.
블룸버그(Bloomberg)는 올해 시장의 매도세가 암호화폐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많은 재산을 잃는 결과를 낳았다고 보고했는데 이중 윈클레보스 형제는 올해 각각 약 22억 달러(한화 약 2조 8980억원)를 잃었다. 이는 그들 자산의 40%에 해당한다.
이렇게 순식간에 많은 재산을 잃은 형제는 암호화폐의 겨울이 장기화 될 것이라고 전망했고 지금도 그런 기조를 정정하지 않고 있다. 형제는 그러나 편지에서 “암호화 성장 및 채택. 고객을 위한 재정적, 창의적, 개인적 자유의 다음 시대를 여는 우리의 직원, 제품, 사명에 대해 그 어느 때보다 확신을 갖고 있다. 놀라운 일이 기다리고 있다”라고 남은 직원에게 말했다.
하지만 이 형제의 발언과 행동은 오히려 암호화폐의 겨울이 길어지는 현상을 기정사실화했고 결과적으로 더 강화 시켰다는 평가다. 따라서 암호화폐의 미래는 당분간 춥고 황량할 것으로 예상된다. 슬래시기어는 “또 다른 겨울이 있다는 윈클레보스 형제의 가정은 옳을 수 있다”며 “CNBC에 따르면 암호화 산업은 2021년 사상 최고 자산을 기록한 뒤로 2조 달러(한화 약 2600조원)를 잃었다”고 암울한 지표를 전했다.
AI타임스 이성관 기자 busylife12@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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