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우디아라비아 여성이 트위터에 정치범 석방을 요구하는 활동가 글을 공유했다가 34년형에 달하는 처벌을 받게 돼 논란이 되고 있다.
트위터 측은 이같은 사실을 함구, 단순한 여성 인권 문제를 넘어 무하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자가 트위터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것과 관련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으로 번지고 있는 것.
더버지(TheVerge)는 1심에서 징역 6년형을 선고받았던 살마 알-셰하브씨의 형량이 지난 8일 열린 항소심에서 34년으로 늘었다고 17일 보도했다.
리즈 대학 박사 과정을 밟던 세하브씨는 지난해 1월 휴가차 귀국했다가 사우디 활동가들의 트위터 글을 리트윗한 것이 문제가 돼 구금됐고, '공공 질서를 교란하고 국가의 안보와 안정을 불안정하게 하기 위해 소셜 미디어를 사용했다'는 혐의로 6년형을 선고받았었다.
이후 검사가 '사이버 범죄 및 테러 방지법'에 따라 더 가혹한 처벌을 해야 한다며 항소했고, 지난 8일 열린 항소심에서 34년형으로 처벌 수위가 높아졌다.
이에 대해 워싱턴포스트는 사설에서 "왕세자이자 사실상의 국가원수인 무함마드 빈 살만(Mohammed bin Salman) 치하의 사우디 독재정권의 잔혹한 이면을 다시 한 번 엿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트위터는 사건에 대해 어떤 성명도 내지 않았다. 그러자 가디언(Guardian)지는 16일 사우디아라비아의 왕자이자 실권자로 알려진 무하마드 빈 살만이 사우디 국부 투자 펀드인 PIF(Public Investment Fund)를 통해 트위터 지분을 보유, 간접적으로 통제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가디언지는 보도에서 "트위터는 이전에 무함마드 왕자의 고위 보좌관인 바데르 알-아사커(Bader al-Asaker)가 불법 침입을 조직했다는 미 정부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해당 계정을 유지하도록 허용하고 있다"면서 "배후에 트위터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PIF가 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Bloomberg)는 트위터와 일론 머스크(Elon Musk)의 소송에도 PIF가 개입하고 있는 정황을 보도한 바 있다.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 자금 마련을 위해 테슬라 지분을 매각하면서 테슬라에 대한 지배력이 낮아지는 것을 우려해 테슬라를 비공개로 전환하려 했으나 이 과정에서 트위터가 아닌 PIF에 양해를 구했고, 그 시도는 불발된 것으로 알려졌다는 내용이다.
한편 중동에 억류된 수감자들의 권리를 옹호하는 비영리 단체인 프리덤 이니셔티브(Freedom Initiative)는 셰하브가 받은 형량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여성 인권 운동가가 받은 선고 중 가장 긴 형량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AI타임스 이성관 기자 busylife12@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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