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AI업계에선 엔비디아의 개발자 컨퍼런스인 GTC 2022 행사가 화제였습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트레이드 마크인 가죽점퍼 차림으로 키노트에 나서 신제품들을 대거 선보였죠.
엔비디아의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 발표가 주를 이루긴 했지만 나흘동안 진행된 이번 GTC행사는 다양한 주제로 무려 385개의 세션이 진행될 정도로 규모가 컸습니다. [GTC 혁신 이끈 에이다 러브레이스·OVX·옴니버스 클라우드]
이 가운데 특히 AI 연구의 ‘4대 천왕’으로 불리는 학자 중 3명이 한 자리에 모여 AI의 미래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눈 세션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주인공들은 딥러닝 연구의 선구자로 지난 2018년에 컴퓨터 업계의 노벨상이라는 튜링상을 공동 수상했던 제프리 힌턴, 요슈아 벤지오, 얀 르쿤이었는데요.
이들의 이날 대담 내용은 각자가 미디어나 논문을 통해 이미 밝힌 내용들이어서 새롭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세 사람이 AI의 미래와 관련해 AI의 ‘크기’를 늘리기보다는 예측과 추론 능력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 점은 주목됩니다. ["AI모델이 갖춰야 할 필수 요소는 예측성"...AI석학 3인이 본 AI의 과제]
그런데 위 기사의 독자 여러분께서 유의하셔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영화 터미네이터에 나오는 스카이넷처럼 인간 지능을 뛰어넘는 초지능 AI를 연구자들은 AGI(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 범용 인공지능)이라고 부릅니다. 이런 AGI의 출현 가능성에 대해선 긍정적인 연구자도 있고 부정적인 연구자도 있습니다. 4대 천왕중 나머지 한 명인 앤드류 응이 대표적인 부정적 연구자죠.
또 AGI 출현을 믿는 연구자들도 두 진영으로 나뉩니다. 한쪽은 특정 행동에 보상을 해서 신경망이 시행착오를 통해 배우도록 하는 ‘강화학습(Reinforcement learning)’을 통해 AGI가 가능하다고 주장하는 진영입니다. 딥마인드의 알파제로가 학습에서 이용한 방식입니다.
다른 쪽은 AI의 규모를 키우면 AGI에 근접해 갈 수 있다고 주장하는 진영입니다. GPT-3의 매개변수가 1750억개에 달하는데 최근엔 매개변수가 6000억개라는 초거대AI도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런 초거대 AI는 대체 그 많은 변수를 어떻게 연결해가며 일을 해내는지 사람이 도저히 알 수 없지만 어쨌든 ‘시키면 해내더라’는 게 ‘크기’를 옹호하는 진영의 경험과 주장입니다. 규모를 계속 키우면 뭐든 할 수 있는 경지에 AI가 도달할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인 거죠.
이와 관련해 GTC에 참석했던 세 석학이 모두 “크기는 아니다”라고 한 겁니다. 그렇다고 이들이 강화학습을 모두 지지하는 진영에 속한 것은 아닙니다. 얀 르쿤은 두 가지 방식 모두 틀렸다고 말하지요.
여하튼 AGI 구현의 전략을 둘러싼 논쟁은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기 때문에 양쪽 진영의 주장을 모두 살펴볼 필요는 있겠습니다. AGI 이야기가 길어졌네요. 이어서 지난주 주요 기술 동향 전해드립니다.
기술 동향
오픈AI의 이미지 생성 프로그램 '달리2(DALL-E 2)'를 이용해 사람의 얼굴 이미지도 생성할 수 있게 됐습니다. 오픈AI는 그동안 이를 이용한 악용을 방지하기 위해 얼굴 이미지 생성을 금지해 왔습니다. [오픈AI, '달리2' 얼굴 사진 생성 허용]
음성 인식은 AI에서 여전히 어려운 분야 중 하나입니다. 오픈AI가 여러 언어를 인식해 전사(transcript)하고 영어로 번역할 수 있는 오픈소스 자동 음성 인식(ASR) 시스템 ‘위스퍼(Whisper)’를 공개했습니다. [오픈AI, 오픈소스 다국어 음성인식 ‘위스퍼’ 공개]
알파벳의 AI 연구소 딥마인드가 더 안전한 AI 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한 AI 챗봇 ‘스패로우(Sparrow)’를 선보였습니다. 딥마인드는 스패로우가 편향되고 유해한 답변의 위험을 크게 줄이는 기능을 포함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딥마인드, 안전한 AI 챗봇 ‘스패로우’ 공개]
일본 교토대학의 연구원들이 인간과 로봇 사이의 대화를 자연스럽게 만들기 위해 웃음을 주고받는 대화형 AI 시스템을 개발 중입니다. AI 시스템은 웃음을 감지하고 웃을지 그리고 어떤 웃음이 가장 좋을지 결정합니다. [웃고 떠드는 AI 로봇 등장]
이어서 업계 주요 동향 전합니다.
업계 동향
AI가 사람의 눈에 완벽해 보이는 신선 농산물의 결함까지 찾아낼 전망이다. 이스라엘 AI 업체 네오리틱스(Neolithics)는 사과, 오이, 감자와 같이 널리 소비되는 농산물을 스캔해 유통 기한과 먹기에 안전한지 여부를 결정하는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나쁜 사과는 없다”…AI가 과일 속 들여다본다]
AI 솔루션 기업 올거나이즈코리아의 AI 챗봇 ‘알리(Alli)’가 일본 노무라증권 자산 관리 앱인 ‘원 스톡(One Stock)’에 적용됐습니다. 노무라증권은 기존 원 스톡 앱에 사용한 챗봇 답변 정확도가 50~60%에 불과했다며 새 챗봇을 도입하기 위해 ▲AI 성능 ▲효율성 ▲비용 등을 기준으로 4개사 AI 챗봇 솔루션을 비교 검증했다고 밝혔습니다. [AI 답변봇 '알리', 日 노무라증권 상담원 되다]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과 엑스포럼이 다음달 4일부터 7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 B홀에서 제2회 '2022 메타버스 코리아'를 개최합니다. 국내외 최신 메타버스 기술과 트렌드를 체험할 수 있는 메타버스 전문 비즈니스 전시회입니다. [메타버스 기술ㆍ트렌드 체험 장 열린다...'2022 메타버스 코리아']
AI 데이터 플랫폼 기업 슈퍼브에이아이가 220억원 규모의 시리즈B 1차 펀딩 라운드를 마무리했습니다. 슈퍼브에이아이는 기존 투자자인 프리미어파트너스, 듀크대, KT 인베스트먼트 등이 추가 출자했으며, 신규 투자자로는 산업은행, KT&G, 한라그룹 등이 참여했다고 2밝혔습니다. [AI 데이터 기업 슈퍼브에이아이, 220억 시리즈B 투자 유치]
울산과학기술원과 CJ AI센터가 인공지능 분야 인재 양성과 기술협력 강화를 위해 산학협력 협약을 맺었습니다. 이번 협약을 계기로 양 기관은 인공지능 분야 경쟁력 강화를 위한 공동연구과제 발굴 및 추진에 나설 예정입니다. [UNIST-CJ AI센터, 인공지능 공동협력 나선다]
정병일 위원 jbi@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