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키메데스는 '유레카'라는 말로 잘 알려진 그리스의 철학자이자, 수학자, 천문학자다.
특히 그는 삼각형과 사각형, 오각형, 육각형 등 두 종류 이상의 정다각형으로 이뤄져 있으며 각 꼭짓점에 모인 면이 배치가 서로 같은 볼록 다면체, 즉 '아르키메데스 다면체'를 발견해 낸 것으로 유명하다. 아르키메데스 다면체는 모두 13종이 알려졌는데, 이는 오랫동안 잊혀졌다가 1800여년이 지나고 르네상스가 돼서야 독일의 수학자이자 천문학자 요하네스 케플러가 재발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도의 디자이너 타판 슬로트는 이처럼 복잡하면서도 추상적인 형태가 특징인 아르키메데스 다면체를 실제 건축에 도입하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를 AI로 실험해봤다. 타판 슬로프가 주목한 건축물은 6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인도의 전통 건물 '폴 하우스'다.
폴 하우스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인도의 아메다 바드 지역을 대표하는 건물 양식으로, 카스트나 직업, 종교 등이 같은 그룹의 가족들이 모여 사는 주택 단지다. 특히 고온다습한 지역의 기후 조건에 따라 빗물을 모을 수 있는 구조와 지진 보수를 위해 흙 등의 재료로 건물을 구성하는 등 독특하면서도 아름다운 구조를 갖추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타판 슬로트는 이처럼 인도의 전통 건물에 추상적인 미적 감각을 합치기 위해 AI 이미지 생성기인 '미드저니'를 동원했다. 프롬프트에 '유산(heritage)'이나 '미적인(aestetic)', '다습한(damp)' 등의 키워드를 투입, 여러 차례의 시도 끝에 원하는 이미지를 얻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언뜻 모래로 덮인 화성에나 존재할 법한 이 작품들은 4일 디자인 전문사이트인 '파라메트릭 아키텍처'를 통해 소개됐다.
타판 슬로트는 "AI 이미지 작업은 진화하는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같은 이미지를 다시 도출하지 않는다"며 "작업을 거듭하며 퀄리티는 점차 좋아지지만 단 한 번도 같은 그림을 보여주지 않기 때문에 기대와 놀라움으로 결과를 지켜봤다"고 밝혔다.
임대준 기자 ydj@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