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스페인의 대표적인 극작가가 쓴 17세기 희곡을 발견했다고 로이터 등 외신들이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페 데 베가(Lope de Vega)는 ‘돈키호테’를 쓴 세르반테스와 함께 스페인 문학의 양대 기둥으로 평가받는 17세기 극작가다. 대표작으로 ‘과수원을 지키는 개’ 등을 남겼다.
스페인 국립도서관이 기록 보관소에 있는 익명의 원고와 책에 대해 저자 찾기에 나섰다가 ‘프랑스여성 로라(La francesa Laura)’라는 희곡의 작가로 로페 데 베가를 지목했다.
스페인 바야돌리드 대학교 등의 연구원들은 1300개의 익명 원고와 책에 대해 저자를 알아내기 위해 여러 작가들이 사용한 단어와 대조하는 AI 알고리즘을 적용했다.
이 과정에서 연구원들은 ‘프랑스여성 로라’에 사용된 단어를 350명의 극작가들이 쓴 단어와 대조해 본 결과 베가가 썼던 단어들과 일치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어 전통적인 문헌 연구 자료를 사용해 이를 확증했다.
‘프랑스여성 로라’는 바로크 극작가이자 스페인 황금시대를 대표하는 베가가 1635년 사망하기 수년 전에 썼으며 작가의 성숙한 극작력이 드러나는 놀라운 작품이라고 도서관 측은 전했다.
프랑스를 배경으로 하는 이 극은 브르타뉴 공작의 딸이자 아르날도 백작의 아내인 로라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로라는 자신에게 반한 프랑스 왕자를 거부하지만, 질투심 많은 남편 아르날도 백작은 그녀를 독살하려 한다. 그러나 결국 로라의 결백이 증명되고 해피 엔딩을 맞는다는 내용이다.
정병일 위원 jbi@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