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는 인공지능 연구소 오픈AI가 내놓은 '챗GPT'가 단연 화제였습니다. 미국의 뉴욕타임스, 영국의 가디언 등 세계 언론들이 이 새로운 챗봇의 성능에 대해 감탄하는 기사들을 일제히 실었습니다.
오픈AI가 지난달 말에 공개한 'GPT-3.5' 시리즈의 하나였던 챗GPT는 일주일만에 100만명 이상의 이용자를 끌어 모았는데요. 'GPT3'나 '달리'의 경우 100만 사용자를 끌어모으기까지 2년 가까이 걸렸던 것과 비교해 보면 대단한 인기라고 할 수 있겠죠.
챗GPT는 명령글을 입력하면 사려 깊고 설득력있는 답을 제공합니다. 이 챗봇은 누구나 써볼 수 있는데요. 한국 영화에 대해 아느냐고 물어봤더니 1~2초 사이에 답을 내놨습니다.
“나는 인터넷 검색을 할 수 없기 때문에 특정한 한국 영화에 대해 정보를 제공하지 못한다. 그러나 한국이 코메디와 드라마, 스릴러 등 광범위한 영역의 영화를 생산하는 영화 산업을 가지고 있다는 점은 말해 줄 수 있다”면서 올드보이와 괴물, 설국 열차를 인기 한국영화로 예를 들었습니다.
시를 쓰거나 코드를 생성하고, 최적화 쿼리 해결 등 복잡한 질문에 대한 설명과 답변을 제공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시험 문제를 보고 생성한 답이 만점을 받은 것은 물론이고 프로그래머가 제시한 프로그래밍 언어로 어려운 코딩 문제를 몇 초 만에 해결하기도 했습니다.
알베르토 로메로 알고리즈믹 브릿지 저자는 "지금까지 본 세계 최고의 챗봇"이라는 찬사를 보냈고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도 "챗GPT가 무섭게 좋다"며 "위험할 정도로 강력한 AI"라고 트위터에 글을 남겼습니다.
그러나 이 챗봇이 사실과 다른 내용까지도 그럴듯하게 포장해서 믿게 만든다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잘못된 답변인 경우에도 신속하고 설득력 있게 내놓은 사례가 있었고, 특히 존재하지도 않는 책을 인용해 논지를 펼치는 등 사실이 아닌 내용을 합리적으로 들리게 하는데 매우 능숙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오픈AI는 당초 챗GPT를 발표하면서 아직 불완전하다고 미리 전제하면서 이용자들로부터 피드백을 받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앞으로 더 개선이 되겠죠.
어쨌든 오픈AI가 내놓고 있는 GPT 시리즈는 또 한걸음 진화했습니다. 앞으로 나올 GPT4는 과연 어떤 성능을 보여줄지 기대됩니다.
이어서 기술 동향 전해드립니다.
기술 동향
■ 단백질을 생성해 주는 인공지능이 나왔습니다. 미국의 제너레이트 바이오메디신이라는 기업과 워싱턴 대학이 생성 AI의 확산 모델을 사용해 개발했습니다.
텍스트로 설명하면 이미지를 생성하는 달리처럼 글로 구조적 또는 기능적 속성을 설명하면 새로운 단백질 분자를 생성합니다. 이런 기능은 필요에 의해 특정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새로운 단백질을 찾아내는 것을 가능하게 합니다. 궁극적으로는 새롭고 효과적인 약물 개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게보그 그리고리안 제너레이트 바이오메디신 CEO는 "우리는 진화에 수백만년이 걸린 것을 몇 분 만에 발견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또 아바 아미니 마이크로소프트 리서치의 생물물리학자는 "이 작업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원하는 제약 조건에 따라 단백질을 생성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 내년에 AI업계에서 주류가 될 기술은 뭘까요? 글로벌 회계법인인 딜로이트가 조사를 통해 전망을 해봤습니다. 지목된 기술은 반도체칩 설계를 위한 AI 도구와 비디오스트리밍 그리고 고속 인터넷용 데이터 위성 기술입니다.
딜로이트는 보고서에서 스트리밍 서비스가 광고와 함께 더 저렴하거나 무료 옵션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전환되고, 반도체 부족에 따른 수요 충족과 딥 테크 성장으로 더 빠르고 효율적인 칩 제조를 위한 AI 설계 도구 활성화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딜로이트는 또 내년에는 기술과 미디어, 게임과 통신 시장에서 많은 인수합병 활동이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 인공지능 훈련에 필요한 데이터에 라벨을 붙이는 일이 직업으로 공식 인정됐습니다. 업계에서 ‘데이터 라벨링’이라고 부르는 인공지능 학습데이터 구축 직무가 새 국가직무능력 표준으로 확정, 고시됐습니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 원장 황종성)은 ‘인공지능 학습데이터 구축’ 직무가 신규 국가직무능력표준(NCS)으로 정식 확정‧고시됐다고 밝혔는데요,
NCS란 현업에서 해당 업무의 교육훈련과 자격, 채용 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필요한 능력(지식, 기술, 태도)을 체계화해 맞춤형 인재를 양성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표준으로, 해마다 산업계의 변화에 따라 새로 나타나는 직업군을 발굴하여 반영합니다.
올해에는 디지털 전환에 맞춰 떠오른 AI 학습데이터 구축 직무가 정보기술-AI 분야에 추가로 반영된 건데요, 이 직무에는 데이터 수집 기획, 데이터 획득, 저장, 라벨링, 결합, 변환, 품질 검증, 딜리버리 등이 포함됩니다.
■ 중국의 반도체 수출입이 올들어 지난달말까지 1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수입은 전년 동기보다 14.4% 줄었고 수출도 전년 동기 대비 11.7% 줄었습니다.
중국의 집적회로(IC) 수입은 지난 10월말까지 전년동기 대비 13.2% 감소했으나 미국의 중국 수출 금지 조치가 발표되면서 지난달에 특히 줄어 감소폭이 14.4%로 커졌습니다.
그러나 금액으로는 3812억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1.8% 감소에 그쳤는데요, 이에 대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반도체 가격이 떨어졌는데도 중국은 더 높은 값으로 반도체 칩을 사들이고 있다는 의미라고 지적했습니다.
중국의 반도체 수출입은 세계 경기 침체로 반도체 수요가 줄어든 데다 코로나 사태로 공장 가동이 축소되면서 생산량도 줄었고, 무엇보다 지난 10월부터 미국이 중국으로의 반도체 칩 수출을 원천봉쇄하는 데 나서면서 가파른 감소세를 겪고 있습니다.
이어서 업계 주요 소식 전해드립니다.
업계 주요 동향
■ 우리나라의 스타트업인 트웰브 랩스가 영상 검색 기술로 북미에서 1700만달러(약 224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 회사가 개발한 기술은 아직 베타테스트 단계지만 AI를 이용해 동영상 속의 물체, 사람, 소리, 자막, 대화와 같은 멀티모달 소스를 추출해 이들간의 관계를 식별합니다. 그런 다음 이런 다양한 정보들을 '벡터'라고 부르는 수학적 표현으로 바꾸고, 검색어도 벡터로 변환해 일치하는 특정 비디오 장면의 벡터를 찾는 방식으로 검색합니다.
트웰브랩스는 이번에 투자받은 자금을 활용해 영상에 특화된 초대형 AI 모델을 개발할 계획입니다. 대형 모델로 영상 검색 뿐만 아니라 분류와 요약, 추천 등 다양한 영상 관련 작업이 가능한 기술을 개발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 사람의 뇌에 컴퓨터 칩을 이식하는 '뇌 임플란트' 기술을 개발 중인 뉴럴링크가 과다한 동물 실험을 한 혐의로 미국 농무부의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미국의 동물복지법을 위반한 혐읜데요,
뉴럴링크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설립한 회사죠. 지난해 컴퓨터칩을 이식한 원숭이가 생각만으로 퐁 게임을 하는 비디오를 공개해 눈길을 모았습니다. 그러나 이후 추가 기술 발표가 없었고 경쟁 업체를 사들이려 한다는 소문까지 돌았는데요, 머스크의 독촉에 따라 개발을 서둘다 보니 불필요한 실험이 많이 이뤄졌다고 합니다.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뉴럴링크에서는 2018년 이후 실험 과정에서 양, 돼지, 원숭이 등 약 1500마리의 동물이 도축된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 클라우드 서비스 세계 1위 업체인 아마존웹서비스(AWS)가 우주 공간에서 클라우드 컴퓨팅과 인공지능 서비스를 하는 실험에 성공했습니다.
지구 관측 위성이 수집하는 데이터 양은 너무 방대해서 모든 데이터를 지구로 보내는 것이 어렵다고 하는데요, 아마존웹서비스는 그동안 저궤도 위성에서 지구 관측 이미지를 찍은 뒤에 인공지능이 분석해 가장 좋은 사진을 지구로 보내도록 하는 소프트웨어를 시험해 왔습니다.
맥스 피터스 AWS 부사장은 "AWS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궤도를 도는 위성에서 실시간 데이터 분석을 수행하고 해당 분석을 클라우드를 통해 사용자에게 직접 전달하는 것은 우주 데이터 관리에 대한 기존 접근 방식의 확실한 변화"라고 강조했습니다.
■ 애플이 스테이블 디퓨전을 자사 제품에서 실행할 수 있도록 최적화한 AI 이미지 생성기를 공개했습니다. 애플 기기에서 이 도구의 이미지 생성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솔루션입니다.
애플의 가장 강력한 칩인 M1 울트라(Ultra)를 장착한 기기에서는 단 9초 만에 이미지를 생성할 수 있다고 합니다. 생성 시간을 절반 이상 단축하는 겁니다.
애플은 "사용자가 모델에 대한 입력으로 제공한 모든 데이터가 사용자의 장치에 남아 있기 때문에 최종 사용자의 개인 정보가 보호된다”며 "초기 다운로드 후 사용자는 모델을 사용하기 위해 인터넷 연결이 필요하지 않고 이 모델을 로컬에 배포하면 개발자가 서버 관련 비용을 줄이거나 없앨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정병일 위원 jbi@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