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지난 40년 이상 연구에서 밝혀내지 못했던 르네상스 시대 미술품의 미스터리를 해결했다.
영국 노팅엄대학교와 브래드포드대학교의 연구진은 인공지능(AI)으로 르네상스 시대의 작가 미상 작품이 거장 라파엘로의 작품 가운데 하나였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CBS가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구진은 하산 유가일 브래드포드대 비주얼컴퓨팅 교수가 개발한 AI 안면인식 시스템을 활용, 르네상스 시대 작품이라고만 알려진 ‘드 브레시 톤도’를 분석한 결과를 논문으로 발표했다.
드 브레시 톤도는 40년 이상 DNA 분석 등의 기법으로 광범위하게 연구됐으나, 작가를 확실하게 밝혀내지 못한 상태였다.
연구진은 이번에는 이미지와 비디오의 패턴을 식별하는 AI 심층신경망(DNN) 방식을 사용, 라파엘로의 다른 작품들과 유사성을 분석했다.
유가일 교수는 "안면인식 시스템은 수백만개의 얼굴 이미지로 인간 얼굴의 특징을 심층 학습한다. 단순한 모양, 색상, 질감 등 물리적 속성을 넘어 시각적 또는 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많은 특징을 잡아낼 수 있다"면서 "안면인식 시스템은 인간을 능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 기술로 ‘드 브레시 톤도’와 라파엘로의 ‘시스티나 성모’에 등장하는 성모와 아기 예수가 상당 부분 일치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두 그림의 성모는 97%의 일치율을 기록했으며, 아기 예수의 얼굴도 86%가 일치했다. 일반적으로 75% 이상의 유사성은 동일한 것으로 간주한다.
크리스토퍼 브룩 노팅엄대 교수는 "이런 높은 일치율은 두 그림이 동일한 모델을 대상으로 그려졌으며, 의심할 여지 없이 같은 작가의 작품이라는 결론을 내리게 한다"고 말했다.
후기 라파엘로 전문가인 무르다크 로티안 박사 역시 4년간의 연구 끝에 라파엘로의 작품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전한 바 있다. 더불어 그림에 포함된 색소가 1700년 이전 르네상스 시대의 것이라는 기존 연구 결과와도 맞아떨어진다.
크리스토퍼 브룩 교수는 이 연구가 “머신러닝을 미술사에 활용하는 데 있어 큰 진전”이라며 “예술작품을 분석하는 데 있어 다양한 발전을 기대해 볼 수 있는 중요한 사례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논문은 국제 컨퍼런스 'SKIMA 2022'에서 발표했다. 이달 말 출간할 예정이다.
이주영 기자 juyoung09@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