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르게이 브린 구글 공동 창업자가 대형언어모델(LLM) 개발팀에 합류하면서 업무에 복귀했다. 그가 참여한 프로젝트는 차세대 LLM '제미니'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1일(현지시간) 브린이 최근 몇달 동안 주당 3~4일씩 구글의 미 캘리포니아 본사에 출근해 제미니 연구팀과 함께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브린은 지난 1998년 래리 페이지와 함께 구글을 창업했고, 2019년 임원직에서 물러나 사실상 은퇴한 상태였다.
하지만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는 오픈AI의 ‘챗GPT’ 출시에 따라 올초 ‘코드 레드’를 발령, 창업자들도 대책 회의에 참여해줄 것을 요청했다.
브린은 지난해말 구글 사무실에서 열린 인공지능(AI) 관련 회의와 지난 5월 연례개발자 컨퍼런스에서 소개할 AI 제품 검토 회의에도 참석했다. 하지만 최근 내부회의 빈도와 강도가 높지는 등 본격적인 현장 복귀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 직원에 따르면 브린은 AI 프로그램의 성능을 측정하는 방법인 ‘손실 곡선’과 같은 기술적 문제를 논의했고 매주 토론을 소집했다. 또 실력있는 연구원의 채용과 같은 인사 문제에도 개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그가 참여 중인 제미니는 오픈AI의 'GPT-4'에 맞서기 위해 집중 개발 중인 LLM이다. 지난 5월 개발자회의에서 유튜브의 방대한 비디오를 학습하는 것으로 소개되며, 텍스트와 이미지는 물론 비디오로 입출력이 가능한 '멀티모달' 모델이라는 추측이 나왔다.
또 GPT-4의 5000억개를 넘어서 매개변수가 1조개를 넘길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구글은 TPU 수만개를 이용해 제미니를 학습, 올말쯤 출시할 것으로 예측된다. 제미니 개발을 총괄하는 데미스 하사비스 딥마인드 CEO도 "제미니는 문제를 해결하고 텍스트를 분석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확인한 바 있다.
한편 브린 등 공동창업자들은 4년전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경영진과 정기적으로 대화하고 조언하겠지만 일상적인 잔소리는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브린은 업무 복귀 이후에도 새 직책은 맡지 않고 있다.
구글 안팎에서는 그의 합류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피차이 CEO를 비롯해 내외부 관계자들은 "그의 실무 접근 방식이 회사에 상당한 발전을 가져올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올해 49세인 브린은 '은둔형'인 래리 페이지와는 달리 롤러스케이트를 타고 구글 본사를 돌아다니는 등 직원들에게 친숙한 리더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현재 알파벳에서 래리 페이지에 이어 2대 주주다.
정병일 기자 jbi@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