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포도'나 `보라색 바나나'와 같이 본 적 없는 시각 개념을 이해하고 상상하는 인공지능(AI) 능력 구현이 가능해졌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총장 이광형)은 전산학부 안성진 교수 연구팀이 구글 딥마인드 및 미국 럿거스 대학교와의 국제 공동 연구를 통해 시각적 지식을 체계적으로 조합해 새로운 개념을 이해하는 벤치마크를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인간은 `보라색 포도'와 `노란 바나나' 같은 개념을 학습하고, 이를 분리한 뒤 재조합해 `노란 포도'나 `보라색 바나나'와 같이 본 적 없는 개념을 상상하는 능력이 있다. 이런 능력은 '체계적 일반화' 혹은 조합적 일반화라고 불리며, 일반인공지능(AGI)을 구현하는 데 있어 핵심적인 요소로 여겨진다.
체계적 일반화 문제는 1988년 미국의 인지과학자 제리 포더와 제논 필리쉰이 인공신경망은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주장한 이후, 35년 동안 딥러닝 분야에서 큰 도전 과제로 남아 있다. 이는 언어뿐만 아니라 시각 정보에서도 발생하지만, 지금까지는 주로 언어의 체계적 일반화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었고 시각 정보에 관한 연구는 상대적으로 부족했다.
안성진 교수가 이끄는 국제 공동 연구팀은 이러한 공백을 메우기 위해 시각 정보에 대한 체계적 일반화를 연구할 수 있는 벤치마크를 개발했다. 시각 정보는 언어와는 달리 명확한 `단어'나 `토큰'의 구조가 없어, 이 구조를 학습하고 체계적 일반화를 달성하는 것이 큰 도전이다.
연구진은 최초의 벤치마크인 SVIB(Systematic Visual Imagination Benchmark)가 이미지 대 이미지 변환을 생성하는 능력을 기반으로 모델을 평가하는 최소 세계 모델링(minimal world modeling) 문제에 대한 새로운 프레임워크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체계적인 인식과 상상력을 공동으로 최적화할 수 있는 가능성, 다양한 난이도 수준, 훈련 중에 사용되는 가능한 요소 조합의 비율을 제어하는 기능과 같은 이점을 제공한다라고 전했다.
연구를 주도한 안성진 교수는 “시각 정보의 체계적 일반화가 AGI를 달성하기 위해 필수적인 능력이며, 이 연구를 통해 AI의 추론능력과 상상능력 관련 분야의 발전을 가속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또 딥마인드 책임 연구원이자 현재 스위스 로잔연방공과대학교(EPFL)의 찰라 걸셔 교수는 “체계적 일반화가 가능해지면 현재보다 훨씬 적은 데이터로 더 높은 성능을 낼 수 있게 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12월 10일부터 16일까지 미국 뉴올리언스에서 열리는 제37회 신경정보처리학회(NeurIPS)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임대준 기자 ydj@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