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에 '공정 학습(Fairly Trained)'이라는 개념이 등장했다. '공정 무역'처럼 데이터 제공자와 사용자가 모두 이익을 보자는 개념으로, 저작권 분쟁이 확대되는 시점에서 성공적인 모델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블룸버그는 17일(현지시간) 비영리 단체 페어리 트레인드가 AI 모델이 저작권을 준수하는지 평가하는 인증 프로그램을 도입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페어리 트레인드의 AI 인증 프로그램은 저작권 문제를 해결한 회사를 인증, 사용자들이 부담을 느끼지 않고 사용하도록 일종의 '보증'을 서는 것이다.
가입하려면 AI 모델의 훈련 데이터 출처에 대한 세부 정보를 제출한 뒤 이 회사가 실시하는 데이터에 대한 사용 동의 평가를 통과하면 된다. 이후에는 승인 마크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
현재까지 8개의 오디오 생성 AI 스타트업과 1개의 이미지 생성 AI 스타트업이 인증을 받았다.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소액의 제출 수수료를 내고, 이후 수익에 따라 연간 최대 6000달러(약 780만원)을 지불하면 된다.
페어리 트레인드는 지난해 11월에 스태빌리티 AI의 부사장 출신인 에드 뉴턴-렉스가 설립했다. 비영리 단체의 자문단에는 미국 출판협회의 CEO이자 도서출판 무역협회 회장인 마리아 팔란테, 변호사 엘리자베스 무디, '시리'를 만든 팀의 공동 창립자 톰 그루버, 작곡가이자 유명 피아니스트 막스 리히터 등이 참여했다.
저작권이 있는 훈련 데이터에 대한 사용 허가를 받는 것은 일반적인 일이 아니다. 오픈AI와 같은 생성 AI 리더들은 라이선스 없이 데이터를 사용하는 것이 미국 저작권법의 ‘공정 사용’에 해당한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이에 동의하지 않는 많은 권리 소유자들로 인해 여러 소송이 발생했으며, 최근에는 뉴욕타임스가 오픈AI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페어리 트레인드를 설립한 뉴턴-렉스도 데이터 저작권 문제로 스태빌리티 AI에서 사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당시 생성 AI 출력이 훈련에 사용되는 저작물과 상업적으로 경쟁한다고 주장하며, 공정 사용에 대한 AI 스타트업의 입장에 동의하지 않았다.
뉴튼-렉스는 "생성 AI 기업들이 '이것은 공정 사용이다. 우리는 원하는 것을 모두 확보할 수 있다'라고 말하는 한 양측 간의 전쟁은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많은 기업은 그렇게 말하지 않으며, 이 문제가 반드시 적대적으로 다뤄져야 할 필요는 없다”라며 "모두에게 유익한 상호 협력적인 체계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라고 밝혔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