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형남 숙명여자대학교 교수가 'AI와 ESG 대전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문형남 숙명여자대학교 교수가 'AI와 ESG 대전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인공지능의 성능을 높이는 것은 전문 개발자들만의 일이 아닙니다. 챗봇 사용자라면 누구라도 AI의 환각을 없애고 정확도를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습니다."

인공지능(AI)과 ESG(환경·책임·투명경영)를 '메가 트렌드'로 규정, 국내 신성장 동력으로 강조하는 문형남 숙명여자대학교 교수는 "지금은 'AI 퍼스트'라는 슬로건이 필요하다"라며 말문을 열었다.

문형남 교수는 인공지능(AI) 융합 비즈니스 전문가로, 한국AI교육협회 회장과 ESG메타버스발전연구원 원장을 맡고 있다. 정부의 정책 토론이나 강연에도 단골로 등장하는 '첨단기술 융합전문가'이자 미래학자이기도 하다. 

특히 지난해부터 'AI, ESG 대전환'이라는 코드를 강조하고 있다. 관련 특강도 꾸준히 실시하고 있다. 

AI와 ESG는 지난주 막을 내린 다보스포럼과 올초 열린 CES에서도 메인 키워드로 다뤄질 정도로, 많은 기업과 정부가 힘을 싣는 분야다. 그런데 AI는 모델을 개발하는 빅테크나 개발자의 영역이라는 인식이 크고, ESG는 너무 광범위하고 추상적인 개념으로 인식돼 있다. 또 이 둘이 어떤 관계인지 언뜻 떠오르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문 교수는 이런 문제에 대해 "근본적인 개념 설명이 부족하거나 잘 못 됐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우선 AI의 경우, 사용자도 AI를 훈련하는 주인공이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AI 모델 훈련에는 지도 학습이나 비지도 학습과 같은 전문 방법을 사용해야 한다. 또 AI가 내놓은 답에 대해 피드백을 통해 정확도를 높이는 '인간 피드백 기반 강화학습(RLHF)' 같은 방법은 챗GPT를 훈련한 방법으로 잘 알려져 있다.

문 교수가 지적하는 포인트는 우리가 AI 챗봇과 나눈 대화가 다시 모델에 저장된다는 점이다. 즉 인간과의 대화를 통해 AI 모델은 지식의 폭을 넓혀간다.

그가 제시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챗봇이 내놓은 결과에 대해 '맞다'나 '틀리다'와 같은 피드백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수천, 수만명의 피드백이 쌓이면 모델의 정확도는 높아질 수밖에 없다"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제까지 대부분은 챗봇의 답이 틀리면 '멍청하다'라고 말하는 데 그쳤다. "국산 LLM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라도 사용자들이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원하는 데이터를 재학습시키는게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또 "이런 방식으로 기업 등이 마케팅에도 적극 활용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AI가 학습할 관련 데이터가 없거나 적어 답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 기업은 챗봇에 관련 지식을 주입할 수 있다. 

이는 '제로 샷(Zero-shot)' 또는 '퓨 샷(Few-shot)' 러닝이라는 미세조정법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모델이 관련 자료가 거의 학습하지 못했을 경우, 일부 자료만을 투입하는 것으로도 관련 질문에 대한 답을 도출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이런 점은 실제 실험으로도 입증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챗봇에 자신의 이름과 알려주고 싶은 내용을 입력하면, 언제부터인가 챗봇은 나에 대해 물어보면 입력한 내용을 출력하게 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런 방법은 많은 AI 전문가의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었다"라고 전했다. 사용자가 모델을 훈련한다는 '사고의 전환'인 셈인데, 이런 것이 가능했던 것을 오랜 경험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문형남 숙명여대 교수
문형남 숙명여대 교수

그는 성균관대 경영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KAIST 공학박사 과정과 북한대학원대학교 북한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이후 동서경제연구소 연구원과 기자 등을 거쳐 현재는 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에서 교수로 연구과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1985년 고려대학교 대학원 재학 시부터 원서를 읽어가며 AI 지식을 쌓아왔다고 전했다.

이후 경영 및 ESG 전문가로 활동하다, 2022년 오픈AI가 챗GPT를 발표하며 AI를 ESG와 융합하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지금은 AI 기술을 사회와 기업에 적용하는 관점에서 사회 경제적 문제를 해결하는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는 ESG를 단순히 환경(Environment)·사회(Society)·지배구조(Governance)라는 용어로 설명하는 것에서 큰 오해가 비롯됐다"라고 밝혔다. 한국과 캐나다를 오가며 연구 활동을 한 결과, 기업 입장에서 사회는 '기업의 사회적인 책임'으로, 지배구조는 '투명 경영'으로 해석하는 것이 맞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ESG는 3P, 즉 지구(Planet)를 살리고, 사람(People)을 도우며, 번영(Prosperity)을 약속하는 기술"이라고 정리했다.

결국 AI는 사람이 이롭게 만들 수 있고, 사람을 이롭게 만들 수 있는 기술이다. 이는 ESG의 기본 정신과 맞닿아 있다. AI 대전환을 통해 ESG도 대전환을 이룰 수 있다는 설명이다.

마지막으로 그는 최근 지구 온난화를 방지하는 '기후 테크(Climate Technology)'와 생태계를 모방해 응용하는 '청색 기술(Blue Technology)'을 차세대 기술 핵심으로 제시했다. 

4차 산업 혁명을 넘어 최근 유럽연합(EU)에서 제시되는 5차 산업 혁명도 이를 중심으로 한다는 설명이다. 5차 산업 혁명의 키워드는 ▲지속 가능성 ▲인간 중심 ▲탄력성 등이다.

한편, 문형남 교수는 AI&ESG 전문가 특별과정 5기와 6기 수강생을 모집 중이다. 각각 2월17일과 24일, 태평로 1가 건설회관 6층에서 열린다. 자세한 사항은 공식 블로그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박수빈 기자 sbin08@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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