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두 CEO가 '챗GPT'보다 자사의 '어니봇'이 중국 당나라 시대를 소재로 한 시를 더 잘 쓴다고 자랑했다. 이 발언은 오픈AI '소라'의 등장으로 중국의 인공지능(AI)이 미국에 뒤처졌다는 조급함을 반영한다는 분석이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1일 리언훙 바이두 CEO가 지난 주말 국영방송 CCTV에 출연, 어니봇이 챗GPT보다 당나라 시대 시를 더 잘 쓰는 등 중국어 능력이 뛰어나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리 CEO는 "많은 대형언어모델(LLM)이 시를 지을 수는 있지만, '심원춘'과 같은 시를 쓰면 혼란스러울 것"이라며 중국어 작업에서 어니봇이 우위를 보였다고 밝혔다. 심원춘은 중국 당나라 시대로부터 내려온 전통 시 장르다.
어니 출시 1주년을 앞둔 시점에서 나온 이 발언은 그만큼 중국이 조급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모습이라는 평이다.
바이두는 지난 1년간 수차례에 걸쳐 어니봇이 챗GPT와 맞먹거나 일부에서 능가하는 성능을 보인다고 반복적으로 강조해 왔다. 또 최근까지도 AI 역량 강화를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하지만 소라의 등장으로 격차가 더 벌어졌다는 것을 확인한 뒤에는 마음이 급해졌다는 분석이다.
실제 바이두 이외에도 중국을 대표하는 빅테크인 바이트댄스는 최근 소라를 따라잡기 위한 '비밀 프로젝트'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트댄스는 지난해 말까지 구글의 비디오 생성 AI 팀에서 활동했던 핵심 인원 지앙 루를 최근 고용하고 동영상 생성 모델 개발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또 틱톡 중국어 버전의 총 책임자가 비디오 편집 앱 '캡컷' 팀을 직접 지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정부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국회 심의를 위해 이날 제출된 정부 업무 보고서에는 "중국이 디지털 경제의 혁신적인 발전을 촉진하고, 디지털 산업을 적극적으로 발전시키며, 전통 산업을 디지털 기술로 전환하고, 디지털 기술을 실물 경제에 완전히 통합할 것"이라고 적혀 있다. 특히 'AI 플러스 이니셔티브'의 시작과 빅데이터 및 AI의 R&D 및 적용을 강화하고 국제 경쟁력을 갖춘 디지털 산업 클러스터를 구축할 것이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중국 내 목소리도 여러 갈래다. 우선 중국이 미국에 1년 정도밖에 뒤지지 않았으며, 이를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하는 목소리가 크다.
또 마신 IEEE 메타버스 표준 위원회 사무총장은 "소라의 능력은 모두 알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산업 분야에 침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라며 실용적인 기술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심지어 저우첸시앙 중국과학원 과학개발연구소 분석가는 "현재 AI 기술의 주요 혁신은 대부분 미국 기업에서 나오지만, 후발 기업도 분명한 이점을 갖고 있다. 예를 들어 후발 주자는 불확실성이나 위험을 덜 겪을 수 있다"라고 강변했다.
임대준 기자 ydj@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