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인공지능(AI) 안면인식 기술을 사용하면 얼굴에서 정치적 성향을 읽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진은 현재 SNS 등을 통해 노출된 개인의 프로필 사진이 악용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심리학 전문 매체 사이포스트는 최근 안면인식으로 개인의 정치적 성향을 놀라울 정도로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는 스탠포드대학교와 UCLA 연구진의 논문을 소개했다.

이번 연구는 공공 및 민간 부분 모두에서 안면인식 기술의 사용이 증가함에 따라, 단순식별이 아닌 특정 목적으로 이를 오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경고하기 위해 실시했다.
 
마카엘 코신스키 스탠포드대 경영대학원 조직 행동 부교수는 "과거에는 페이스북 등이 판매한 데이터로 사용자의 정치적 견해와 성적 취향, 성격 등을 분석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있다"라며 “이번에는 기업과 정부에서 널리 사용하는 안면인식이 소셜 미디어 프로필 사진에서 비슷한 내용을 감지할 수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라고 말했다.

이 말대로라면 개인 동의 없이도 개인 분석이 가능하기 때문에 개인 정보 보호에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이와 관련, 예전에도 비슷한 연구가 진행됐다. 하지만 표정이나 화장, 장신구 등의 변수로 인해 제대로 된 결론을 도출하기가 어려웠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연구진은 연구 참가자들에게 똑같은 검은 색 티셔츠를 입히고 화장을 지우고 머리를 뒤로 묶는 등 무표정한 상태로 안면 특징만을 잡아내려고 시도했다.

우선 주요 사랍대 출신 참가자 591명을 모집, 같은 장소에서 같은 조건을 사진을 촬영했다. 사진 분석에는 안면인식 알고리즘, 특히 'ResNet-50-256D' 아키텍처의 'VGGFace2'를 사용했다.

알고리즘은 이미지에서 숫자 벡터를 추출, 컴퓨터가 분석할 수 있는 형태로 얼굴 특징을 인코딩하고 정치적 성향 척도에 매핑하는 모델을 통해 참가자의 정치적 성향을 예측했다.

안면인식 평균치를 반영하는 외모 (사진=어메리칸 사이콜로지스트)
안면인식 평균치를 반영하는 외모 (사진=어메리칸 사이콜로지스트)

그 결과 연구진은 안면인식 알고리즘이 0.22의 상관계수로 정치적 성향을 예측할 수 있음을 발견했다. 상관관계는 크지 않지만 통계적으로 유의미했으며, 연령이나 성별, 민족과 같은 인구통계학적 요인과 관계없이 특정한 얼굴 특징이 정치적 성향과 연결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는 설명이다.

이어 알고리즘 대신 인간 평가자 1026명을 동원, 같은 사진으로 사람들의 정치 성향을 유추하도록 했다. 그 결과는 0.21로 인공지능(AI)과 비슷한 결과를 보였다.

코신스키 교수는 “우리는 인간과 알고리즘 모두 SNS 프로필 사진을 통해 성격부터 성적 취향, 정치적 견해에 이르기까지 친밀한 특성을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대부분의 신호는 자기표현, 얼굴 표정, 머리 방향 및 사진 속 인물의 기타 선택에서 비롯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또 “AI와 인간 모두 표준화된 무표정한 얼굴 이미지로부터 정치적 성향을 예측할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이는 얼굴 특징과 정치적 성향 사이에 연관성이 존재함을 시사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다른 많은 디지털 발자국이 정치적 성향과 기타 친밀한 특성을 드러내는 반면, 얼굴 인식은 피험자의 동의나 지식 없이 사용될 수 있다”라며 "안면인식 기술로 인한 개인 정보 보호 위협은 전례가 없는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물론 이번 연구가 완전한 것은 아니다. 참가자 대다수가 백인이었고 모두 같은 대학 출신이었기 때문에 제한적이었다. 또 많은 변수를 통제했지만 인간 인식이나 AI에 내재한 편견의 영향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코신스키 교수 역시 “단일 연구 결과를 해석할 때는 주의해야 한다”라며 "우리의 연구 결과는 이전 연구와 비슷한 결과를 냈지만, 다른 연구자들이 입증하기 전까지는 잠정적인 것으로 취급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대신 “우리의 연구 결과가 안면인식 기술의 정책 결정과 규제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임대준 기자 ydj@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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