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과 미국 법무부가 '검색 독점'에 대한 최종 변론을 마치고 판결만을 남겨 두게 됐다. 이 재판의 결과에 따라 구글은 검색을 안드로이드나 크롬 브라우저 등과 강제 분리할 수도 있게 된다. 이는 향후 인공지능(AI)을 앞세운 구글의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로이터와 블룸버그 등은 3일(현지시간) 아미트 메타 워싱턴 D.C. 연방법원 판사가 몇시간 동안 구글과 미국 법무부로부터 답변을 받아내며 양측의 소송을 마무리했다고 보도했다. 판결은 올말쯤 나올 것으로 예측했다.
이에 따르면 메타 판사가 변론 마지막 날 집중적으로 질문을 던진 것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경쟁자들이 새로운 검색 엔진을 만들고 애플에서 수십억달러를 지불하는 식으로 구글 검색을 애플에서 몰아낼 수 있는 지에 대해서다. 즉, 다른 플랫폼이 사실상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면 구글의 검색 독점이 성립된다는 의미다.
법무부는 “광고 수익이 구글의 독점을 이끄는 원동력”이라며 “독점기업만이 제품을 더 나쁘게 만들면서도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구글의 독점이 사실상 소비자들에게 피해를 준다는 논리다.
구글 측 변호사는 미국 디지털 광고 시장에서 구글의 비중이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또 "구글은 독점이 아니라, 우수한 제품으로 다른 플랫폼을 앞서 나갔다"라고 말했다.
또 구글은 "AI에 대한 대규모 투자"로 검색이 큰 변화를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MS는 오픈AI와의 파트너십으로 구글을 압박하고 있다며, 미국 정부의 주장은 뒤떨어진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메타 판사는 “AI 기반 검색 엔진이 내일 성공할 수 없다고 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라며 이 사건과는 관계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법무부는 지난해 9월12일부터 시작된 재판에서 구글이 이익을 위해 불법적으로 권력을 남용한 독점 기업이라고 맹렬히 비난했다.
이 과정에서 구글이 기본 검색으로 채택되기 위해 애플에 2021년 180억달러(약 24조5000억원), 2022년 200억달러(약 27조2000억원)의 거금을 전달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한편, 이번 소송은 미국 정부가 20여년 전 MS를 상대로 윈도우 독점 소송을 진행한 이후 빅테크 상대의 최대 규모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또 애플과 MS는 물론, 퍼플렉시티와 같은 AI 기업도 증언을 위해 줄소환됐다.
특히 블룸버그는 법무부가 승리할 경우 구글의 검색 사업을 안드로이드, 크롬 등 다른 제품과 분리하라고 요구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 경우 1984년 AT&T가 해체된 이후 미국 기업의 최대 강제 해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대준 기자 ydj@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