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애플이 아이폰에서 비밀번호, 암호화 키와 같은 기밀 데이터를 보관하던 '블랙박스'를 인공지능(AI) 서비스에도 도입한다. 생성 AI의 큰 문제 중 하나인 개인 정보 문제에 철저하게 대비한다는 내용이다.

디 인포메이션은 29일(현지시간) 전직 애플 직원 4명을 인용, 애플이 AI 애플리케이션의 데이터를 가상 블랙박스에서 처리, 직원들도 사용자 개인정보에 접근할 수 없도록 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 3년간 데이터센터용 애플칩(ACDC)으로 알려진 비밀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으며, 이를 통해 이런 블랙박스 처리가 가능해졌다.

한 장치에서 다른 장치로 저장되거나 이동되는 데이터는 암호화 처리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가상 블랙박스는 데이터 처리를 위해 컴퓨터 메모리에 액세스하는 동안 데이터를 비공개로 유지하는 ‘기밀 컴퓨팅(Confidential computing)’ 개념을 적용한다.

기밀 컴퓨팅은 ‘시큐어 인클레이브(Secure Enclave)’로 알려진 하드웨어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 이는 칩셋에서 메인 프로세서와 격리된 추가 보안 계층을 제공, 비밀번호나 암호화 키와 같은 민감한 사용자 데이터를 내부 저장 장치와 별도로 저장하는 것이다.

2013년 아이폰 5S의 지문 센서에서 캡처한 생체 인식 데이터를 저장하기 위해 처음 출시됐다. 해커가 아이폰의 소프트웨어와 중앙 프로세서를 손상하더라도, 시큐어 인클레이브의 데이터에는 접근할 수 없도록 설계됐다.

전직 직원들은 시큐어 인클레이브가 인텔이나 AMD가 사용하는 다른 기밀 컴퓨팅 방법보다 뛰어나다고 말했다.

인텔과 AMD의 방법은 주로 소프트웨어 기반인 반면, 시큐어 인클레이브는 하드웨어 기반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구글은 수년 동안 클라우드 고객을 위해 인텔과 AMD의 칩에 기반한 기밀 컴퓨팅 옵션을 제공해 왔지만,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발견하고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애플은 ACDC 계획의 일환으로 지난해 출시된 맥 프로와 맥스튜디오용 'M2 울트라' 칩을 데이터센터 서버에 투입하고, 점차 ‘M4’ 칩을 기반으로 한 향후 버전을 확대할 계획이다.

M2 울트라 및 M4 칩에 포함된 시큐어 인클레이브 기능을 적용, 클라우드 AI 서버에서도 온디바이스 AI 이상의 보안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디 인포메이션은 "이들 칩을 활용함으로써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회사 서버에서 모두 통제하고 경쟁사보다 안전한 시스템을 디자인할 수 있는 고유한 이점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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