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가 챗GPT로 벌어들이는 수익이 마이크로소프트(MS)가 이를 재판매하는 '애저 오픈AI' 서비스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1년간 영업에 집중한 결과로, MS는 급기야 애저 서비스 가격을 낮추는 등 경쟁에 나섰다.
디 인포메이션은 27일(현지시간) 다수의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오픈AI의 연간반복매출(ARR)이 지난 3월 10억달러(약 1조3780억원)를 넘어섰으며, MS의 '애저 오픈AI 서비스는 최근 이에 도달했다고 보도했다. ARR의 이전 달 수익에 12개월을 곱한 수치다.
이는 지난해 중반까지만 해도 영업 인력이 거의 없었고, 세계 최대의 소프트웨어 및 클라우드 업체인 MS와의 체급 차를 감안하면 놀라운 성과라는 분석이다. 특히 MS는 챗GPT 말고도 윈도우와 오피스 제품군, 코파일럿 AI 등 다양한 상품을 번들로 제공한다는 강점이 있다.
두 회사 모두 챗GPT라는 같은 상품을 판매한다. 단, 오픈AI가 4주 동안 먼저 제품을 기업에 직접 판매할 기회를 얻는다. 따라서 이번 결과는 그동안 오픈AI가 B2B 영업에 집중한 결과라는 평이다.
오픈AI는 기존 10명에 불과하던 영업 팀을 200명까지 늘렸고, 총 1000명이 넘는 직원을 보유하고 있다. 또 뉴욕과 런던 등을 넘나들며 주요 기업을 대상으로 제품 설명회를 열기도 했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운영 임원을 잇달아 영입하는 등 조직을 강화하고 있다.
이는 최근 기업들의 분위기 변화를 보여준다는 평이다. 이고르 야블로코프 프라이언 창립자는 "기업들은 이제 AI 모델을 활용하기 위해 클라우드 제공업체 대신, 오픈AI와 같은 AI 기업을 직접 선택하는 중대한 변화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그 예로 유럽 여행 예약 사이트인 홀리데이 엑스트라를 들었다. 이 회사는 런던에서 오픈AI 영업사원 및 엔지니어들과 미팅을 가진 뒤 서비스 계약을 맺었다. 데입미드 리 홀리데이 엑스트라 혁신 책임자는 "MS의 애저 제품도 괜찮다"라며 "하지만 우리는 제품을 개발하는 사람들로부터 직접 제품을 받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비자나 익스피디아도 같은 결정을 내렸는데, 여기에는 사용하던 클라우드가 AWS라는 이유도 포함됐다.
하지만 MS도 마냥 밑지는 장사는 아니다. 애저 서비스 전체에서 연간 550억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린다. 분석가들은 MS가 지난해 AI 관련 클라우드 서비스로 약 16억달러의 매출을 올렸고, 올해 1분에는 10억달러 이상을 추가한 것으로 추정한다.
수익은 주로 챗GPT 판매와 오픈AI의 서버 임대 비용에서 발생한다. 지난해 오픈AI에 투자한 100억달러 중 많은 부분이 임대료 지불에 투입된다. 두 회사는 각각의 매출에 대해 수수료를 주고받는데, 이는 같은 액수로 상쇄된다.
하지만 오픈AI로부터 받는 서버 임대 수익보다 챗GPT를 기업에 파는 것이 수익률이 더 좋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MS는 최근 GPT-4 서버 가격을 25% 낮춰 월 18만5000달러에 맞췄다. 또 기존 강점인 번들링 전략을 더 강화할 예정이다.
이들은 이처럼 경쟁을 벌이지만, 꾸준한 협력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2030년까지 오픈AI에 대규모 슈퍼컴퓨팅 인프라를 지원하기 위해 MS가 1000억달러(약 134조7500억원)을 투자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디 인포메이션은 "MS와 오픈AI의 관계는 처음부터 경쟁이 내재돼 있었다"라며 "이런 특이한 거래가 성립된 것은 정부의 반독점 조사를 피하기 위한 의도도 가지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임대준 기자 ydj@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