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스토버리(Histovery)는 '노트르담 대성당 AR 전시'를 세계 각국에 선보이는 프랑스 테크 기업이다. 지난 10년간 역사-전시-기술을 결합한 글로벌 대형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노트르담은 2019년 화제로 현재 내부 방문이 불가능한 만큼, AR 전시는 세계 각국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국내에서도 9월1일까지 국립고궁박물관에서도 전시를 진행 중이다.
전시 개막에 맞춰 브루노 드 사 모레이라 히스토버리 대표가 방한했다. 특히 국내를 대표하는 인물로 이순신 장군을 들며, AR로 생애를 실감 나게 재현하고 싶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브루노 대표는 우선 "AR 전시가 일반 전시와 가장 다른 점은 현재와 과거의 공존을 비주얼화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AR 전시는 크게 두가지라고 설명했다. ▲특정 거점 중심의 고정(상시) 전시 ▲이동형(월드투어링) 전시 등이다.
상시 전시는 특정 박물관에 자체 제작한 AR 패드 '히스토패드'를 제공, 관람객이 언제든 AR 전시를 즐길 수 있도록 지원한다.
그러나 노트르담 대성당 전시와 같은 월드투어링은 공간의 특성에 따라 동선과 디자인 구성이 변한다. 또 현지의 상황에 맞춘 설정이 더해진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가 후원사로 참여, '갤럭시 패드'를 제공하고 있다.
히스토버리 전시 소개 영상 (영상=히스토버리)
국내 전시에도 15일에 걸쳐 동선을 구축하고 공간 디자인을 완성했다. 여기에서는 전시의 흐름을 살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역사적 인물의 생애를 담아내는 경우, 관람객이 시간 순서대로 발자취를 따라갈 수 있도록 동선을 구성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특히 역사 전시에서는 많은 사항을 고려해야 한다"라며 "충분히 시간이 지나지 않았거나 기억 속에 상처로 남은 역사는 되도록 피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비주얼을 살리지만, 왜곡으로 보이지 않도록 균형을 맞추는 것도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그는 이번 전시에서는 패드를 조작해 역사적 장소의 과거 모습과 현재 모습을 직접 비교해 보는 사용자경험(UX) 및 인터페이스(UI)를 구축했다고 소개했다. "역사적 사건을 고화질 애니메이션으로 재현, 등장인물을 터치하면 자세한 설명도 함께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수동적인 관람에서 탈피, 패드를 직접 조작하며 더 많은 정보를 습득할 수 있다. 아주 간단한 조작만으로 감상이 가능하기 때문에, 연령과 관계없이 접근이 쉽다고도 전했다.
브루노 대표는 "이는 전시에 필요한 기술력을 모두 갖추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며 "실제 관람객들의 반응도 매우 긍정적이다"라고 말했다.
히스토버리는 실제로 대형 프로젝트를 많이 진행해 왔다. 노트르담 대성당 전시는 전 세계 15개국에서 열린다. 국내에 오기 전에는 파리와 워싱턴, 상하이, 상파울루 등을 거쳤다. 노르망디 상륙 작전을 배경으로 한 'D-데이' 전시도 워싱턴에서 진행 중이다.
고정 전시는 프랑스 앙부아즈의 왕궁, 독일의 알브레히츠베르크궁 등에서 진행 중이며, 독일 콜디츠성과도 협의 중이다.
이런 맥락에서 브루노 대표는 이순신 장군이 매우 매력적이라고 밝혔다. 명량대첩, 노량대첩, 한산도대첩 등 실제 사건을 실감 나는 그래픽으로 재현하거나, 일생에 초점을 맞추는 등 아이디어를 기획 중이라고 전했다. "현지 스폰서의 지원이 따라야 하는 만큼 아직 현실화 단계는 아니지만, 꼭 해보고 싶은 프로젝트"라고 말했다.
AR 전시에 인공지능(AI)을 결합할 뜻도 비쳤다. "대형언어모델(LLM)을 결합해 패드 속 역사적 인물과 대화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며 "실제 인물의 인격을 반영해야 하는 만큼 까다로운 작업이 되겠지만, 꼭 실현하고 싶다"라고 전했다.
브루노 대표와 대담을 진행한 박진호 고려대학교 연구교수는 "프랑스의 세계적인 지식재산권(IP)인 노트르담 대성당 전시를 마주하며 문화유산 디지털 전시의 파급력은 정말 대단하다는 것을 실감했다"라며 "앞으로는 한국 문화유산을 소재로 한 확장현실(XR) 콘텐츠 세계 순회 전시를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노트르담 대성당 AR 전시는 국립고궁박물관에서 무료로 만나볼 수 있다.
장세민 기자 semim99@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