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올림픽 대표팀 '인공지능(AI) 검색 파트너'인 구글이 논란을 불러일으킨 TV 광고를 철회했다. '제미나이'를 이용해 어린 소녀가 우상인 선수에게 팬레터를 쓴다는 내용인데, 인간 창의성을 AI가 대신한다는 점에서 맹비난받았다.
워싱턴 포스트와 CNN 등은 2일(현지시간) 구글이 며칠 동안 비난을 받은 올림픽 광고를 빼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이 광고는 TV 올림픽 중계 도중 휴식 시간에 방영됐었다.
광고에는 한 아버지가 미국 올림픽 육상 스타인 시드니 맥너플린 르브론에게 팬레터를 쓰려는 딸을 돕는 장면이 나와 있다. 바로 제미나이를 사용해서다.
흔히 볼 수 있는 서정적인 모습을 표현하려는 의도였지만, 하지만 많은 시청자들은 왜 아이의 창의성을 AI가 쓴 글로 대체해야 하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특히 팬레터를 쓰는 요점을 완전히 놓쳤다며 비난했다.
어린이 팬레터의 철자법이 틀리거나 글이 어색하다고 이해하지 못할 사람은 없으며, 또 팬레터란 우상의 모습이 자신의 삶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쳤지를 표현함으로써 마음과 마음의 연결을 만든다는 점을 완전히 간과했다는 것이다.
구글은 처음에는 광고를 옹호했다. 제미나이가 인간을 완전히 대체할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이 아니며 글을 쓸 때 어떻게 "시작점'을 제시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모습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날 입장을 바꿔 광고를 내리기로 했다.
구글 대변인은 "광고가 방영되기 전에 충분히 테스트했지만, 피드백을 고려해 올림픽 방송에서 단계적으로 광고를 제거하기로 결정했다"라고 밝혔다.
AI 광고가 사람들의 반발을 일으킨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5월에는 애플이 '크러시'라는 새 아이패드 광고로 맹비난받았다.
이 광고에서 애플은 거대한 압착기로 음악이나 미술 도구 등을 압축해 가장 얇은 아이패드를 만들었다고 표현했으나, 사람들은 인간 창의성을 대표하는 도구들이 파괴되는 모습에 분노했다.
애플도 곧바로 광고를 내리고 "표현이 잘못됐다"라며 사과했다.
임대준 기자 ydj@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