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에게만 '초개인화' 인공지능(AI) 서비스가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말 못 하는 반려동물에게도 맞춤형 AI 서비스를 제공, 건강을 더욱 꼼꼼하게 챙기겠습니다."
허은아 에이아이포펫 대표는 최근 '제품 큐레이션 퍼스널 케어 알고리즘'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반려동물 건강 진단에 맞춰 영양제 등을 추천하는 서비스로, 에이아이포펫의 '티티케어' 서비스 쇼핑몰에 적용 중이다.
오는 10월에는 서비스를 본격화, 반려동물마다 적절한 상품을 추천할 수 있도록 AI 헬스체크 기능과 영양제 상품 추천을 결합한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는 상품 추천을 넘어, 반려동물에도 본격적으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목표에 따른 것이라는 설명이다.
2020년 4월 설립된 에이아이포펫은 반려동물 건강 관리 앱 '티티케어'를 바탕으로 서비스를 차근차근 확장해 왔다.
스마트폰으로 반려동물의 눈을 사진으로 찍어 질병 여부를 식별하는 것부터 시작했다. 편리성괴 정확도로 입소문을 타며 국내외에서 사용자를 끌어모았다.
이후 2023년 1월에는 전문가 실시간 상담을 추가한 '티티케어 클리닉'을 도입했고, 6월에는 반려동물의 걷는 모습을 촬영하면 AI가 이상 징후를 분석하는 관절 건강 진단 서비스를 추가했다. 또 11월에는 AI로 반려동물의 치석과 잇몸 염증 여부를 분석하는 구강 건강 확인 서비스를 더 했다.
휴대폰 하나로 가능한 거의 모든 반려동물 건강 서비스를 탑재한 셈이다. 이런 이유로 반려동물 타깃 AI 서비스 중 이례적으로 안드로이드에서 10만회 이상의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그동안의 기술 고도화, 무엇보다 축적한 데이터에 자신을 보였다.
허은아 대표는 "250만장 이상의 반려동물 데이터를 보유했으며, 각 분야의 전문 교수진이 직접 라벨링을 직접 진행하는 만큼 기술적 완성도와 신뢰도에 자신이 있다"라며 "이런 산학협력 체계를 바탕으로 연구개발(R&D) 과제도 꾸준히 진행, 매년 SCI급 논문을 발표할 정도로 기술 개발에 특화했다"라고 말했다.
의료 AI가 환자별 맞춤형 진단과 처방으로 진화하듯, 이제는 에이아이포펫도 반려동물에게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차기 업데이트로 지목한 '퍼스널 케어 알고리즘'은 그 시작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맞춰 서비스도 강화한다. 이미지 기반 AI 진단을 이용한 비대면 진료는 현재는 4개 동물병원에서 진행 중이지만, 하반기에는 많은 기관과 협력해 범위를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보조하기 위해 수의사용 '티티케어 벳(vet)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이런 확장은 허 대표가 사업을 시작한 이유와도 맞닿아 있다. 그는 "그 어떤 생명도 건강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하겠다"라는 신념을 가지고 회사를 설립했다고 설명했다.
이제는 육체 건강은 물론 반려동물의 정신 건강까지 아우르기 위해 노력 중이다. 그 결과 반려동물의 정신적 건강을 지원하기 위해 '피어프리(Fear Free)' 단체를 한국에 론칭했다.
피어프리는 미국 수의사 마티 베커가 설립한 단체로, 반려동물 복지 향상을 위한 행동학 전문 교육 사업을 펼치는 기관이다. 낯선 환경에서 동물들이 겪을 수 있는 공포와 불안, 스트레스를 이해하고, 이를 기반으로 동물들과 소통하며 케어하는 방법을 교육하고 있다.
반려인들의 긍정적인 피드백에서 힘을 얻는다고도 전했다. "한 티티케어 사용자는 산책할 때 반려동물이 숲을 헤치고 다니는 습관 때문에 눈에 상처가 나지 않을까 걱정했다"라며 "번번히 병원에 찾아가기 어려운 만큼, 티티케어 앱으로 눈 건강을 체크해 큰 도움이 된다는 말에 큰 힘을 얻었다"라고 말했다.
허은아 대표는 "수의학적 지식이 없는 반려인들도 언제 어디서나 쉽고 편하게 건강케어가 가능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라며 "나아가 AI를 통해 성숙한 반려 문화를 만드는 것이 비전"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에이아이포펫은 내년부터 해외 사업을 본격화한다.
현재 한국 본사(38명)와 미국법인(2명) 중 10여명을 글로벌 비즈니스에 투입할 예정이다. 이는 2022년부터 CES에 참석, 2년 연속 혁신상을 수상한 것을 계기가 됐다.
현지에서 접촉한 글로벌 관계자들과 실제 계약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는 미국 내 10개 병원과 제휴를 맺고 티티케어 AI 분석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장세민 기자 semim99@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