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가 새로운 인공지능(AI) 칩과 서버용 칩을 내놓고, 각 시장 선두인 엔비디아와 인텔에 도전장을 던졌다. 다만, 시장의 반응은 다소 냉랭한 모습이다.
로이터와 CNBC 등은 10일(현지시간) AMD가 신제품 발표 행사에서 최신 AI 칩 ‘인스팅트(Instinct) MI325X’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AMD가 'MI300X'의 후속작으로 내놓은 이 칩은 연말 전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또 내년에는 'MI350', 2026년 'MI400'을 출시할 계획이다.
인스팅트 MI325X 칩은 엔비디아의 차세대 칩 '블랙웰'을 겨냥한 것으로, 현재 최고의 AI 칩으로 평가받는 엔비디아 'H200'에 비해 메모리 용량은 1.8배, 대역폭은 1.3배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MI325 플랫폼이 메타의 '라마 3.1 모델'에서 엔비디아 H200보다 최대 40% 높은 추론 성능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AI 모델이 대규모 데이터를 처리하는 것보다 콘텐츠를 생성하거나 예측하는 능력이 더 뛰어나다고 주장했다.
AMD의 새로운 AI 칩이 블랙웰에 대응할만한 수준으로 평가받는다면, 지난 1년 간 GPU 판매로 약 75%의 수익률을 올린 엔비디아에 큰 압박이 될 수 있다.
리사 수 CEO는 “AMD는 2028년까지 시장 규모가 5000억달러에 이르는 AI 칩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AMD가 AI 칩 분야의 시장점유율을 늘리는데 어려움을 겪었던 이유는 하드웨어 성능뿐만 아니라, 엔비디아의 프로그래밍 언어 '쿠다(CUDA)' 때문이기도 하다. 쿠다는 AI 개발자들 사이에서 표준이 돼 개발자들을 엔비디아의 생태계에 머물게 하는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에 AMD는 이번 주 자사의 소프트웨어인 ROCm을 개선, AI 개발자들이 더욱 많은 AI 모델을 AMD AI 칩으로 쉽게 전환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날 행사에서 '투린(Turin)'으로 명명된 새로운 서버 CPU 라인을 발표하고, 인텔이 지배하고 있는 서버 프로세서 시장에 대한 공략 의지도 나타냈다.
최신 서버 칩인 'EPYC9965'가 인텔의 서버 칩 '제온'보다 비디오 트랜스코딩 시간이 4배나 빠른 것을 비롯해 전반적인 성능이 뛰어나다고 강조했다. 다만, 인텔이 9월에 발표한 차세대 서버 칩 '제온6'와는 아직 비교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신형 칩 발표에도 불구하고 이날 뉴욕증시에서 AMD 주가가 4%나 급락하는 등 시장 반응은 차가웠다. 업계에서는 이번 발표가 이미 올해 초부터 알려진 사실로 새로운 것이 없다는 평이 나왔다.
특히 전문가들은 아직 AMD가 엔비디아에 비해 1년 정도 뒤졌다고 지적했다. 번스타인 리서치 분석가들은 "AMD의 이전 제품보다 상당히 개선됐지만, 엔비디아 블랙웰은 전혀 위협받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