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주가가 상승세를 이어가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시가 총액은 1위인 애플을 뛰어 넘을 기세다.
블룸버그와 CNBC 등은 14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엔비디아 주가가 2.4% 오른 138.0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 6월 기록한 최고점 135.58달러를 넘어선 수치다.
이날 엔비디아의 시가 총액은 3조3900억달러(약 4600조원)로 애플의 3조5200억달러(약 4800조원)에 근접했다. 주가는 10월 들어서 거의 14% 올랐다. 특히 지난해 초 이후로는 9배 이상 급등했다.
이날 주가 상승은 이번 분기부터 양산에 돌입하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인공지능(AI) 칩인 '블랙웰' 수요에 대한 기대감이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블랙웰 칩을 본격적으로 생산 중이며 "수요가 미쳤다"라고 밝혀 투자자들의 우려를 해소했다.
모건 스탠리도 지난주 엔비디아 경영진과 만난 뒤 보고서를 통해 블랙웰의 12개월 치 공급량이 완판됐으며 “사업이 여전히 견고하고 전망도 매우 밝다는 모든 징후가 있다”라고 전했다.
또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 발표를 앞두고 AI 인프라 지출 계획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며, 이에 대한 기대감도 엔비디아 주가 상승 요인으로 꼽힌다. 현재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 구글, 아마존을 비롯한 많은 회사들이 AI를 위한 대규모 컴퓨터 클러스터를 구축하기 위해 엔비디아 GPU를 대량 구매하고 있다.
투자은행 미즈호의 분석에 따르면, 기술 대기업들이 매년 AI 구축에 지출하는 수십억달러 중 상당 부문이 엔비디아에 투자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엔비디아는 AI 학습 및 추론 칩 시장의 약 95%를 장악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엔비디아 매출은 지난 5분기 동안 분기마다 두배 이상 증가했다. 다만, 시장조사 업체 LSEG에 따르면 올해 남은 기간 동안 엔비디아의 성장은 약간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82% 늘어난 329억달러(약 44조7000억원) 수준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엔비디아의 AI 반도체를 독점 생산하는 대만 TSMC 실적에서도 AI 수요가 탄탄하다는 것이 확인됐다.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9% 증가한 236억달러(약 32조1000억원)를 기록해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오픈AI의 최근 펀딩에 참여한 점도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됐다. 오픈AI는 이번 펀딩에서 1570억달러의 기업가치로 66억달러의 자금을 추가로 지원받았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