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규모의 출판사 중 한곳이 종이책에 인공지능(AI) 학습 사용을 거부한다는 문구를 추가한다. 온라인에서는 스크래핑을 금지한다는 내용이 일반화됐지만, 종이책에 이런 내용이 추가되는 것은 처음이다.
북셀러는 18일(현지시간) 펭귄 랜덤 하우스가 모든 출판물에 대한 저작권 문구를 수정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출판할 새 책과 재인쇄할 책의 표준 저작권 페이지에는 "이 책의 어떤 부분도 인공지능(AI) 기술이나 시스템을 훈련하는 목적으로 어떤 방식으로든 사용하거나 복제할 수 없다"라고 명시된다.
또 유럽연합(EU)의 법률에 따라 "텍스트 및 데이터 마이닝 예외에서 이 작품을 명시적으로 보류한다"라고 언급했다. 즉, 작품을 AI 학습에 사용하지 말라는 뜻이다.
펭귄 랜덤 하우스는 내년 설립 100주년을 맞는 세계 최대의 단행본 출판사다. 종이책 저작권 페이지에 AI 항목을 추가한 최초의 대형 출판사로 여겨지고 있다.
하지만 이 문구는 실제 저작권 문제와는 관계가 없다. 온라인 스크래핑을 반대하는 robots.txt와 비슷한 경고로, 법적 효력을 따지는 것이 아닌 AI 회사의 자발적인 금지 촉구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오픈AI나 앤트로픽 등은 robots.txt도 무시하고 스크래핑을 진행 중이다.
또 저작권 보호는 저작권 페이지가 책에 포함되든 말든 존재하며, 권리자가 반대하더라도 공정 사용을 위해 허락되는 경우도 있다.
이에 앞서 펭귄 랜덤 하우스는 지난 8월 "저자와 아티스트의 지적 재산을 강력히 방어할 것"이라며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명확한 사례가 있는 경우 생성 AI 도구를 선택적이고 책임감 있게 사용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따라서 향후 AI 기업과 협상의 여지를 남겨 뒀다.
실제로 올해 들어 테일러 & 프랜시스, 윌리, 옥스포드대학교, 케임브리지대학교 등 학술 출판사가 AI 회사와 콘텐츠 라이선스 파트너십을 발표했다.
임대준 기자 ydj@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