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인공지능(AI) 챗봇이 작성한 시가 진짜와 잘 구별되지 못한 것은 물론, 더 높은 평가를 받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는 사람과 AI의 글쓰기를 비교한 기존 연구와 흡사하지만, 시적인 특수성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많은 생각이 필요한 인간 시보다는 직설적이고 알아듣기 쉬운 글을 작성하도록 훈련된 AI를 더 선호했다는 말이다.

피츠버그대학교 연구진은 14일(현지시간) 사이언티픽 리포트를 통해 AI가 생성한 시는 인간의 시와 구별하기 어려우며, 심지어는 더 높은 평가를 받았다는 논문을 발표했다.

연구진은 'GPT-3.5', 즉 챗GPT를 이용해 윌리엄 셰익스피어나 T.S. 엘리엇, 월트 휘트먼, 제프리 초서, 에밀리 디킨슨 등 유명 작가들의 스타일로 시를 생성했다.

1634명의 연구 참여자에게 각각 10개의 시를 읽도록 했다. 5개는 인간이 쓴 것이고, 5개는 챗봇이 쓴 것이다. 시인은 각 참여자에게 무작위로 배정됐다.

참가자들이 진짜 시와 가짜 시를 가려낼 확률은 46%에 불과했다. 

특히 696명의 다른 참가자에게 시를 읽고 평가를 부탁한 결과, 시의 출처를 모른 경우에는 챗봇이 쓴 시에 더 높은 평가를 내렸다. 

물론 인간이 쓴 시를 읽고 있다고 소개받은 그룹은 반대로 AI가 쓴 시를 읽고 있다고 소개받은 그룹에 비해 진짜 출처와 관계없이 더 높은 평가를 내렸다.

이번 결과는 챗GPT가 인간의 시를 학습한 데다, 이를 통해 사람들이 가장 좋아할 형태로 출력을 내놓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특히 비교 대상이 된 시인들은 현재와는 다른 언어 습관을 가지고 있었으며 시적 형식에 더 충실했기 떄문에, 현대인들은 챗GPT 쪽이 공감하기 쉽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연구진은 시란 사람의 공감을 쉽게 얻을 수 있는 형식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인간이 쓴 시를 이해하려면 깊고 비판적인 사고가 필요하며, 이는 시의 매력에서 큰 부분을 차지한다"라는 논리다. 하지만 현대의 독자들은 이런 노동을 하기를 원하지 않는 듯하며, 즉각적인 답변을 주는 텍스트를 선호한다고 지적했다.

"독자들이 AI 시를 선호한다고 말할 때, 그들은 자신의 주의를 끌지 못하는 글에 직면했을 때 좌절감을 표현하는 것처럼 보였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인간이 쓴 난해한 시를 AI의 불완전함의 결과로 착각했을 경우도 지적했다.

따라서 이번 연구 결과는 AI가 인간 창의성을 대신하고 일자리를 빼앗을 것이라는 두려움을 확인한 결과로 분석됐다.

한편, 이번 실험에 참여한 유일한 시인인 도로시아 라스키는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일반적인 입장과는 다른 의견을 내놓았다. 그는 "사람들이 AI가 만든 시를 즐겼다는 것이 나쁜 일이 아니며, AI도 시인이 될 수있다"라고 주장했다.

임대준 기자 ydj@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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