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세계 인공지능(AI) 반도체 분야를 선도하는 엔비디아가 중국 정부의 반독점 조사를 받게 되었다. 이는 미국 정부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 강화와 미국 내 틱톡 금지에 중국이 대응으로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로이터는 9일(현지시간) 중국 국가시장규제총국이 엔비디아를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조사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이스라엘 반도체 기업 멜라녹스를 인수할 때 제시된 조건을 위반한 혐의다. 그러나 중국 규제당국은 엔비디아가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법을 위반했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 않았다.

엔비디아는 2020년 데이터센터 및 고성능 컴퓨팅 사업 강화를 위해 약 69억달러(약 9조8000억원)에 멜라녹스를 인수했다. 이 거래는 당시 엔비디아의 최대 규모의 인수였으며, 미중 무역 갈등 속에서 중국 규제 당국이 승인을 거부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중국은 멜라녹스가 엔비디아에 신제품을 제공한 후 90일 이내에 중국 기업에도 동일한 정보를 제공하는 조건으로 거래를 승인했다.

이번 조치는 지난주 미국이 중국에 대한 반도체 수출 통제를 더욱 강화한 이후 나온 것이다. 이는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한 세번째 대중 반도체 규제 조치로, 140여개의 중국 기업이 제재 명단에 추가됐으며, AI 개발에 필수적인 고대역폭 메모리(HBM) 제품도 처음으로 포함됐다.

또 미국 법원이 전날 틱톡의 미국 사업 매각을 요구하는 법안을 합헌으로 판결한 것도 중국의 이번 행보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 판결에 따라 틱톡은 내년 1월 중 미국 내 사업을 매각하지 않으면 서비스가 중단될 위험에 처했다.

중국은 이에 대응해 반도체 핵심 광물인 갈륨과 게르마늄의 미국 수출을 제한하며 반격에 나선 바 있으며, 이번에는 엔비디아에 대한 조사로 그 수위를 높이고 있다.

로이터는 이를 두고 “중국이 미국의 최근 조치에 강경 대응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엔비디아는 현재 정부의 규정에 맞춰 저사양의 GPU를 중국용으로 다로 제작해 판매하고 있다.

밥 오도넬 테크널리시스 리서치 수석 분석가는 “엔비디아의 첨단 칩 대부분은 이미 중국으로의 판매가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이번 조사가 단기적으로 회사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엔비디아는 성명을 통해 “중국 규제 당국의 질문에 성실히 답변할 것”이라며 “우리는 모든 지역에서 최고의 제품을 제공하고, 사업이 이뤄지는 모든 곳에서 책임을 다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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