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미국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과 협력, 인공지능(AI) 서버 칩 개발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대한 엔비디아의 GPU에는 의존하지 않겠다는 의도다.
디 인포메이션은 11일(현지시간) 애플이 내부적으로 코드명 '발트라(Baltra)'로 불리는 AI 서버 칩을 개발 중이며, 이 칩이 2026년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브로드컴과의 협력은 AI 칩의 네트워크 연결 기술을 통해 데이터를 더 빠르게 전달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칩 생산은 TSMC의 3나노 공정을 사용할 계획이다.
지난 7월에는 애플이 차세대 프로세서 'M5'를 개발 중이며, 이를 2025~2026년 새로운 맥(Mac)과 AI 클라우드 서버에 적용하기 위해 대량 생산할 계획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실제로 최근 애플이 폭스콘에 M5 칩 기반 AI 서버 생산을 요청했다는 말이 전해지며 AI 서버 칩 개발 상황이 주목받고 있다.
애플은 M5 칩에 SoIC(System on Integrated Chip) 패키징 기술을 적용할 예정이다. SoIC 기술은 칩을 3차원 구조로 쌓아 전기적 성능과 발열 관리 능력을 크게 향상하며, 이를 통해 M5 칩이 소비자용 맥과 데이터센터 AI 서버를 모두 지원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통합을 극대화하려는 애플의 전략을 반영한다. 자체 설계한 서버 칩을 통해 소프트웨어 요구 사항에 맞춰 하드웨어를 최적화, 컴퓨터와 클라우드 서버, 그리고 소프트웨어 전반에서 AI 기능을 강화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또 AI 데이터를 안전하게 처리하려는 애플의 철학에도 적합하다.
특히 이번 소식은 AI 프로세서 시장을 장악 중인 엔비디아의 영향에서 벗어나겠다는 의지를 대변한다. 애플은 과거에는 맥 컴퓨터 그래픽 칩에 엔비디아를 의존했으나, 10년 전 비즈니스 분쟁 이후 관계가 틀어지며 자체 칩으로 전환했다.
또 지난주에는 AI 모델 훈련을 위해 아마존이 설계한 '트레이니엄' 칩을 테스트 중이라고 밝혔다. 최대한 GPU에 의존하지 않으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물론 이는 엔비디아에 국한된 일은 아니다. 이번 주초 블룸버그의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퀄컴의 칩 대신 자체 통신 칩을 개발, 내년 초 출시할 아이폰 SE에 탑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2027년까지 퀄컴의 기술을 추월하는 것이 목표다.
한편, 최근 주요 AI 업체들은 모두 자체 칩을 제작하는 추세다. 기존의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외에도 메타도 자체 칩 소식이 전해지며, 심지어 오픈AI도 브로드컴-TSMC 파트너십으로 자체 칩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