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업체 ASML의 크리스토프 푸케 CEO가 중국의 반도체 제조 능력이 10~15년 뒤처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푸케 ASML CEO는 최근 네덜란드 매체 NRC은 인터뷰를 통해 반도체 장비 ‘극자외선(EUV) 리소그래피’의 수출 금지에 대한 영향 등을 전망했다.
그는 "EUV 수출 금지 조치로 중국 반도체 산업이 주요국에 비해 10~15년 뒤처질 것"이리고 예상했다. EUV는 반도체 제조의 핵심 공정 중 하나인 리소그래피 기술에 사용되는 장비로, 현재 ASML이 독점 공급하고 있다.
이어 "중국 SMIC와 화웨이가 미국의 수출 규제에도 불구하고 7나노(nm) 칩을 생산할 수 있었다는 점은 인상적"이라며 "하지만 이들 기업은 인텔, TSMC, 삼성 등 업계 선두주자들과 비교했을 때 10~15년 정도 뒤처져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 이유로 중국 기업들이 동급 최고의 심자외선(DUV) 장비는 보유하고 있지만, EUV 기계를 확보할 수 없다는 것을 들었다. 또 ASML은 SMIC가 최근 EUV 장비를 한대 주문했지만, 기계를 내줄 생각은 없다고 전했다.
화웨이와 SMIC는 TSMC나 삼성 파운드리와 동일한 공정 노드를 사용해 칩을 생산하기 위해 자체 리소그래피 도구 개발을 검토 중이다. 그러나 푸케 CEO는 "중국이 EUV 장비를 개발하는 데 10~15년이 걸릴 것"이라며 "그때쯤 TSMC, 삼성은 훨씬 더 발전된 칩을 제조할 수 있는 차세대 EUV 장비를 사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중국이 EUV 장비를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ASML의 주요 DUV 기계인 '트윈스캔 NXT:2000i'와 같은 장비를 몇년 안에 복제할 수 있다는 점이 더 큰 문제로 지적됐다.
따라서 미국 정부는 ASML에게 중국의 고급 DUV 시스템 유지보수를 중단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그러나 네덜란드 정부는 아직 동의하지 않았다. ASML은 중국 기업들이 직접 유지보수에 나설 경우, 민감한 정보가 유출되기 쉽다는 입장이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