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업체인 ASML이 심자외선(DUV) 반도체 장비의 중국 수출도 서둘러 중지했다. 중국 화웨이가 최근 미국 제재에도 불구하고 7나노 프로세서를 자체 생산하자, 제재를 강화한 것이다.
CNBC는 1일(현지시간) ASML이 미국 바이든 행정부의 요청에 따라 DUV 반도체장비의 중국 선적을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DUV 장비의 중국 수출 금지가 발효되기 몇주 앞서서 이뤄진 것이다.
이에 따르면 미국은 일찌감치 첨단 극자외선(EUV) 리소그래피 장비의 중국 수출 금지를 결정한 데 이어 올해 1월부터는 아래 급인 DUV 장비 모델 3개의 중국 수출도 금지했다. 다만, ASML은 규제가 전면 발표되기 전까지는 DUV 장비를 중국 기업에 배송할 수 있는 허가를 받았다.
그러나 미국 관리들은 최근 ASML에 연락, 예정됐던 일부 DUV 수출을 즉각 중단할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ASML은 성명서를 내고 “2023년 'NXT:2050i'와 'NXT:2100i' 리소그래피 시스템 배송에 대한 라이선스가 부분적으로 취소, 중국 소수 고객이 영향을 받았다”라며 “이번 취소나 최근 미국 수출 통제가 2023년도 회사 재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과 동맹국들의 첨단 기술이 중국으로 흘러 들어가는 것을 차단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번 ASML의 DUV 장비는 문제가 된 화웨이의 7나노 칩 생산에 활용된 것으로 알려지며 금지대상이 됐다.
이에 따라 중국 기업들은 규제 본격 시행 전까지 장비 비축에 열을 올렸다. 특히 규제를 앞두고 중국이 예상보다 많은 장비를 확보하고 구형 DUV로 7나노 미세공정까지 구현하자, 미국이 ASML을 압박해 수출을 서둘러 막은 것이다.
ASML은 탐탁지 않다는 입장이다. 피터 베닝크 ASML CEO는 “수출 규제가 중국 내 ASML 매출 최대 15%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중국에 압력을 가할수록 그들이 노력을 배가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라고 불만을 표시했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