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이 생성 인공지능(AI) 기술을 탑재한 차세대 음성 비서 ‘알렉사(Alexa)’를 곧 선보일 예정이다.
로이터는 5일(현지시간) 아마존이 오는 26일 기자회견에서 10년 만에 가장 대대적인 알렉사의 업그레이드를 공개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업그레이드의 핵심은 생성 AI 기술 도입이다. 새로운 알렉사는 여러 프롬프트를 순차적으로 처리하고, 사용자가 일일이 명령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작업을 수행하는 ‘AI 에이전트’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사용자 취향을 기억해 맞춤형 음악 추천, 레스토랑 추천 등의 개인화 기능도 강화된다. 예를 들어, 햄버거를 주문한 뒤 배달 전까지 여러 차례 주문을 수정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또 기존 알렉사 기기와의 완벽한 호환성을 유지해 사용자들이 원활하게 새로운 버전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아마존은 앞서 14일 ‘고/노고(Go/No-go)’ 회의를 통해 새로운 알렉사의 시장 출시 여부를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
내부적으로 ‘반얀(Banyan)’ 또는 ‘리마커블 알렉사(Remarkable Alexa)’로 알려진 이번 업그레이드는 개발 과정에서 응답 품질과 속도 문제로 어려움을 겪으며 일정이 지연돼 왔다. 특히 기존 알렉사 시스템에 대형언어모델(LLM)을 효과적으로 통합하는 것이 난제였다. '챗GPT'와 같은 고도의 생성 기능을 추가한다는 것은 완전히 새로운 접근 방식을 의미한다. 생성 AI 기능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성능 저하와 오류가 발생했고,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데 시간이 필요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에서는 아마존이 자체 LLM 대신 파트너인 앤트로픽의 ‘클로드’를 채택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만약 아마존이 클로드를 도입한다면, 수년간 독자적인 AI 모델 개발에 투자한 노력이 무의미해질 수도 있다.
아마존은 지난해 9월 비공개 행사에서 새로운 알렉사를 일부 관계자들에게 시연한 바 있다. 당시 현장 반응은 긍정적이었으나, 실제 테스터들 사이에서는 환각 현상과 기기 오작동 문제가 보고됐다. 이로 인해 출시 시점이 더 늦춰질 가능성도 제기됐다.
또 성능이 완전히 보장되지 않은 상태에서 출시할 경우, 사용자들이 알렉사를 외면할 수 있다는 점도 아마존의 고민 중 하나다.
경제적 측면에서도 기대감이 크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분석에 따르면, 전 세계 약 1억대의 알렉사 활성 기기 중 10%만 월 5달러의 구독료를 납부해도 연간 6억달러(약 8000억원)의 수익이 창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마존은 우선 일부 사용자에게 무료 체험 기회를 제공한 뒤, 월 5~10달러 수준의 구독 모델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한편, 현재 무료로 제공되는 기존 ‘클래식 알렉사(Classic Alexa)’ 버전은 계속 제공될 예정이지만, 추가 기능 개발은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