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적 작업 부하의 통합 모델 개요도 (사진=KAIST)
감정적 작업 부하의 통합 모델 개요도 (사진=KAIST)

한미 공동 연구진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감정근로자의 작업 부하를 자동으로 측정하고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총장 이광형)은 전산학부 이의진 교수 연구팀과 중앙대학교 박은지 교수팀, 미국 애크런 대학교의 감정노동 분야 세계적인 석학인 제임스 디펜도프 교수팀과 다학제 연구팀을 구성, 근로자 감정적 작업 부하를 실시간으로 추정한는 AI 모델을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근로자가 감정적 작업 부하(정보를 처리하고 의사결정을 내리는 데 필요한 정신적 노력)가 높은 상황과 그렇지 않은 상황을 87%의 정확도로 구분해 내는데 성공했다고 전했다. 

감정적 작업 부하의 개념과 데이터 수집 시나리오 (사진=KAIST)
감정적 작업 부하의 개념과 데이터 수집 시나리오 (사진=KAIST)

연구진은 기존 연구가 주로 사무실에서 컴퓨터를 사용해 서류 업무를 주로 다루는 직장인의 인지적 작업 부하를 다뤘으며, 고객을 상대하는 감정 노동자들의 작업 부하를 추정하는 연구는 전무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감정 노동자들의 감정적 작업 부하는 고용주로부터 요구되는 정서 표현 규칙과 관련이 깊다. 특히 감정노동이 요구되는 상황에서는 자신의 실제 감정을 억제하고 친절한 응대를 해야 하기 때문에 대체적으로 근로자의 감정이나 심리적 상태가 표면적으로 드러나 있지 않다고 소개했다 

기존의 감정-탐지 AI 모델들은 주로 인간의 감정이 표정이나 목소리에 명백하게 드러나는 데이터를 활용해 모델을 학습해왔기 때문에 자신의 감정을 억제하고 친절한 응대를 강요받는 감정 노동자들의 내적인 감정적 작업 부하를 측정하는 것은 어려운 일로 여겨져 왔다는 설명이다. 

전체 연구 수행 과정(사진=KAIST)
전체 연구 수행 과정(사진=KAIST)

모델 개발을 위해서는 현실을 충실히 반영한 고품질의 상담 시나리오 데이터셋 구축이 필수적라, 연구팀은 현업에 종사 중인 감정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고객상담 데이터셋을 구축했다고 전했다. 일반적인 콜센터 고객을 응대 시나리오를 개발하여 31명의 상담사로부터 음성, 행동, 생체신호 등 다중 모달 센서 데이터를 수집했다.

연구팀은 AI 모델 개발을 위해 고객과 상담사의 음성 데이터로부터 총 176개의 음성특징을 추출했다. 음성 신호 처리를 통해서 시간, 주파수, 음조 등 다양한 종류의 음성특징이 추출하며, 대화 내용은 고객의 개인정보 보호를 위하여 사용하지 않았다. 정서 표현 규칙으로 인한 상담사의 억제된 감정 상태를 추정하기 위하여 상담사로부터 수집된 생체신호로부터 추가적인 특징을 추출했다. 

▲피부의 전기적 특성을 나타내는 피부 전도도 13개의 특징 ▲뇌의 전기적 활성도를 측정하는 뇌파 20개의 특징 ▲심전도 7개의 특징 ▲ 몸의 움직임 ▲체온 데이터로부터 12개의 특징을 추출했다. 총 228개의 특징을 추출해 9종의 AI 모델을 학습하여 성능 비교 평가를 수행했다.

결과적으로, 학습된 모델은 상담사가 감정적 작업 부하가 높은 상황과 그렇지 않은 상황을 87%의 정확도로 구분해 냈다고 전했다. 흥미로운 점은 기존 감정-탐지 모델에서 대상의 목소리가 성능 향상에 기여하는 주요한 요인이었지만, 본인의 감정을 억누르고 친절함을 유지해야 하는 감정노동의 상황에서는 상담사의 목소리가 포함될 경우 오히려 모델의 성능이 떨어지는 현상을 보였다는 것이다. 그 외에 고객의 목소리, 상담사의 피부 전도도 및 체온이 모델 성능 향상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특징으로 밝혀졌다. 

이의진 교수(왼쪽부터), 이두리 박사과정, 박은지 교수, 한윤조 석사(사진=KAIST)
이의진 교수(왼쪽부터), 이두리 박사과정, 박은지 교수, 한윤조 석사(사진=KAIST)

이의진 교수는 "감정적 작업 부하를 실시간으로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을 통해 감정노동의 직무 환경 개선과 정신건강을 보호할 수 있다”라며 "개발된 기술을 감정 노동자의 정신건강을 관리할 수 있는 모바일 앱과 연계하여 실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중앙대학교 박은지 교수(KAIST 전산학부 박사 졸업)가 제1 저자이며 유비쿼터스 컴퓨팅 분야 국제 최우수 학술지인 'Proceedings of the ACM on Interactive, Mobile, Wearable and Ubiquitous Technologies' 2024년 9월호에 게재됐다.

이 연구는 인간-컴퓨터 상호작용 분야의 최우수 학술대회인 ACM UbiComp 2024에서 발표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보통신기획평가원 ICT융합산업혁신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박수빈 기자 sbin08@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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