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에릭 슈미트 전 구글 CEO가 진정한 인공일반지능(AGI)은 학습한 것을 반복하는 수준을 넘어 새로운 지식의 영역으로 인간을 이끌 수 있다고 주장했다. 과거 인간이 르네상스를 통해 거대한 발전을 이뤘던 것처럼, AGI가 '새로운 르네상스'를 일으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슈미트 CEO는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 저널을 통해 'AI는 새로운 르네상스를 열 수 있다(AI Could Usher In a New Renaissance)'라는 글을 게재했다.

우선 그는 AGI라는 개념에 대해 설명했다. AGI 개념은 최근 몇년간 기술 발전으로 인해 기준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튜링 테스트 등을 통해 인간 능력을 따라 할 수 있는지에 초점이 맞춰졌지만, 이제는 일부 작업을 넘어 인간이 할 수 있는 모든 지적 작업을 이해하고 학습하고 수행할 수 있는 일반화된 능력을 소유할 때 AGI가 실현될 것이라고 믿는 사람이 늘어났다. 예를 들어,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는 "아인슈타인이 가지고 있던 지식만으로 상대성 이론을 발명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AGI는 여전히 모호하고 의견이 엇갈리지만, 단지 오류가 없는 AI를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인간도 실수를 통해 무언가를 배울 수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명확한 정의는 없지만, AGI의 미래에 대해서는 대략적인 합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리고 세계 최고 수준의 과학자들의 지적 수준에 비교할 수 있는 AI 시스템은 2030년경에는 등장할 것으로 봤다.

이 가운데 슈미트 CEO는 AGI의 핵심 지표로 "인간이 생성한 정보를 단순히 검색하고 재조합하는 것이 아니라 자체 발견을 기반으로 지식을 생산하는 AI의 능력"을 꼽았다. 그러면 AGI는 현재 지식의 한계를 넘어설 것이라는 말이다.

그는 이를 '한계를 넘는 시스템(scale-free systems)'이라고 부르며, 이는 스스로 데이터를 생성해 외부 정보 없이 모델이 스스로를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인간처럼 AI가 숱한 아이디어를 창의적으로 연결하는 능력을 갖추면 가능하다고 전했다. 수학과 프로그래밍에서 시작, AI가 분야 간의 지식을 연결함에 따라 확장된다는 것이다.

에릭 슈미트 CEO (사진=링크드인)
에릭 슈미트 CEO (사진=링크드인)

이런 능력 중 일부분은 이미 등장했다고 전했다. 

예를 들어, AGI는 방대한 데이터를 처리하고 복잡한 패턴을 식별하는 능력으로 물리학과 수학 분야의 발견을 가속할 수 있다고 전했다. 복잡한 시스템을 시뮬레이션하고 혁신적인 가설을 생성함으로써 새로운 물리 법칙과 수학적 정리를 발견하여 과학적 진보를 촉진할 수 있다. 

경제학 분야에서도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봤다. AGI는 인간이 모두 분석하기 어려운 방대한 데이터를 통해 글로벌 경제 상황 모델링 능력을 발휘, 시장 예측과 정책 결정의 정확성을 높일 수 있다. 이를 통해 경제 안정과 성장을 촉진할 수 있다. 벤처 투자자인 비노드 코슬라도 AI가 5~7년 내에 AGI를 달성, 경제적으로 가치 있는 작업의 80%를 수행하며 산업과 노동 시장을 변화시킬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 밖에도 AGI가 등장하면 의학과 교육과 같은 분야에서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으며, 심지어 우리 자신과 우주에서의 위치를 ​​더 잘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는 일론 머스크 CEO가 말하는 "우주를 이해하는 AI"와 비슷한 말이다.

이에 따라 인간의 비판적 사고가 더 중요해질 것으로 봤다. AGI를 책임감 있고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인간이 정보를 분석하고 평가하고 종합하는 능력을 개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시너지가 이뤄질 때 AGI는 사회에 유익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이유다.

마지막으로 그는 AGI는 엄청난 잠재력을 지니고 있지만, 일자리 대체와 윤리적 딜레마와 같은 도전 과제도 제시한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인류에게 혜택을 주면서도 해를 끼치지 않도록 책임 있는 개발과 윤리적 지침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 글은 많은 전문가들의 공감을 얻었다. 심지어 AI는 아직 고양이 수준이라며 AGI에 대해 비판적인 모습을 보이는 얀 르쿤 메타 수석과학자도 "내가 한동안 말해 온 것이 바로 이 점"이라며 "AI는 새로운 르네상스를 가져올 수 있다"라고 링크드인을 통해 답했다.

또 그는 "AI가 인류에게 미치는 영향은 16세기 인쇄기의 영향과 비슷할 수 있다. 지식과 문화의 보급, 자유사상, 철학, 합리주의, 과학, 민주주의의 출현, 봉건주의와 종교적 몽매주의의 파괴가 그 예"라며 "AI는 인간의 지능을 증폭시켜 새로운 르네상스를 일으킬 수 있고, 아마도 계몽주의의 새로운 단계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르쿤 수석은 "AI의 멸망에 대한 예언은 새로운 형태의 중세적 몽매주의를 일으키고 있다"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임대준 기자 ydj@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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