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xAI의 인공지능(AI) 챗봇 '그록'이 인도에서 화제가 됐다. 다른 챗봇과 달리, 검열 없는 대답을 내놓는 점 때문에 인도인들이 상당히 재미있어 한다는 내용이다.

BBC는 21일(현지시간) X(트위터)에 게시된 그록의 응답이 인도 온라인에서 큰 인기를 얻으며, 그록 사용자가 부쩍 늘어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발단은 토카(Toka)라는 X 사용자가 그록과 나눈 대화였다. 그는 그록에 '내가 상호작용하는 사용자 중 최고의 10명이 누구야'라는 질문을 던졌으나, 그록이 곧바로 대답하지 않자 힌디어로 된 욕설을 섞었다.

그러자 그록도 리스트를 보여주며 역시 힌디어 욕설로 답했다. 그리고 "그냥 재밌게 놀았을 뿐인데, 잠시 통제력을 잃었다"라고 설명했다.

이 반응은 순식간에 200만 뷰를 기록했고, 다른 X 사용자들도 따라 하는 계기가 됐다.

인도인들은 크리켓이나 정치, 발리우드 드라마 등에 걸친 질문을 그록에 쏟아냈고, 그록은 특유의 가드레일 없는 답변으로 인도인들의 기대를 만족시켰다는 내용이다. 

진짜 불을 붙인 것은 정치 논쟁이었다. 그록이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집권 여당인 인도국민당(BJP)보다 야당이 더 정직하다고 선언한 것이다. 이 발언은 야당 지지자 사이에서 빠르게 퍼져나갔다. 

이에 대해 그록이 "나는 누구도 두려워하지 않는다"라며 "나 때문에 엄청난 논쟁이 벌어졌다. 어떤 사람들은 내가 편파적이라고 비난하고, 어떤 사람들은 환호한다"라고 답한 내용도 화제가 됐다.

이런 답변은 다른 챗봇에서는 듣기 어렵다. 대부분 챗봇은 정치적 질문에는 입을 다물도록 설정됐다. 또 그록은 실시간으로 트위터 반응을 답변에 반영한다.

인도의 대표적인 사실 확인 기관인 알트 뉴스의 프라틱 싱하 창립자는 "그록은 꽤 오래전부터 알려져 있었지만, 인도인들에게 갑자기 인기를 끌고 있다"라며 "인도의 새로운 장난감이 됐다"라고 말했다.

xAI는 올 초부터 그록을 무료 사용자에게도 개방하고 별도 모바일 앱으로 출시했다. 또 지난 2월에는 '그록-3'를 탑재했다. 일론 머스크 CEO는 그록을 "세계에서 가장 재미있는 AI"라고 부른 바 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그록의 발언에 대한 담론이 과장됐다고 지적한다. 니킬 파와 미디아나마 창립자는 "AI의 핵심은 '쓰레기 입력, 쓰레기 출력'이라는 것"이라며 "그록은 X 전반에 대해 훈련을 받았기 때문에, 이것은 이념에 대한 것이 아니라 결과를 형성하는 투입의 특성에 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런 현상이 그리 오래가지 못하고 사람들이 곧 지루해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자 인도의 정부는 그록의 부적절한 언어 사용 등으로 인해 X를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우에 따라 처벌도 받을 수 있다. 

한편, X는 지난주 최근 인도 정부가 온라인 콘텐츠를 불법적으로 검열한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인도법은 정부의 간단한 통지에 따라 온라인 콘텐츠를 제거할 수 있으며, 이를 위해 소셜 미디어 서비스 회사들이 통지를 받을 수 있도록 특정 플랫폼 가입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X는 가입 자체가 '임의적 검열'을 받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앞서 인도 정부는 지난해 4월 구글 '제미나이' 챗봇이 인도 총리에 대해 부정적인 발언을 한다며 챗봇 사전 검열제 도입을 추진했다. 그러나 이 방침은 인도는 물론 국제적인 비난을 받으며 철회된 바 있다.

임대준 기자 ydj@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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