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시크-R1' 출시로 인해 알리바바가 그동안 상당한 압박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에서 물러난 마윈 회장까지 모델 개발을 독려하는 등 치열한 개발 끝에 현재는 오픈 소스 인공지능(AI) 최고 자리를 되찾는 데 성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디 인포메이션은 2일(현지시간) 알리바바 직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알리바바가 올해 초부터 10여개가 넘는 인공지능(AI) 모델을 쏟아내며 메타는 물론, 딥시크보다 우수한 모델을 잇달아 내놓게 된 과정을 소개했다.
알리바바는 중국 AI 모델 개발의 선구자 중 하나였다. '챗GPT'가 등장하기 1년 전인 2021년, 알리바바 산하 연구소인 다모 아카데미는 'M6'라는 AI 모델을 출시한 바 있다.
이어 2022년 11월 챗GPT가 출시되자, 마이크로소프트 출신 베타랑 개발자 저우징런을 알리바바 클라우드의 최고기술책임자(CTO)로 승진시키며 '퉁이첸원(Tongyi Qianwen)', 줄여서 '큐원(Qwen)'의 개발에 착수했다.
이에 따라 2023년 4월 큐원 첫 버전에 이어 6개월 뒤 '큐원2'를 출시하며 이 분야의 강자로 떠올랐다. 중국 정부의 빅테크 규제로 인해 어려움도 겪었지만, 꾸준히 인지도를 끌어 올리며 2024년 9월에는 '큐원 2.5'를 내놓으며 오픈 소스 선두로 올라서는 듯했다.
하지만 12월에 등장한 '딥시크-V3'에 이어 1월 출시된 R1으로 인해 한순간 뒤로 밀리게 됐다. 특히 알리바바 클라우드 서비스 고객 중 다수가 큐원 2.5 대신 딥시크 사용을 요청했으며, 심지어 알리바바 그룹 내부에서도 R1을 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부터 알리바바는 딥시크를 능가해야 한다는 엄청난 부담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6년 전 이사회에서 물러난 마윈 회장까지 큐원 3 개발 상황을 자주 보고해 달라고 요청했다는 것이다. 즉, 이 문제는 알리바바 전체의 최우선 과제로 떠올랐다는 것이다.
이 때부터 알리바바는 수개월 동안 '큐원-맥스' 'QwQ-플러스' 'QvQ-맥스' '큐원2.5-옴니-7b' 등 최고 성능 모델을 잇달아 내놓았다. '광란의 출시'라는 말까지 등장했다.
특히, R1의 후속 모델이 5월에 출시된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그 전에 앞선 플래그십 모델을 내놓아야 한다고 판단한 큐원 개발팀은 책상 밑에 매트리스를 깔아 두고 팀원들이 교대로 눈을 붙여가며 개발에 매달렸다. 4월 큐원 3 출시 직전 한주 동안에는 총 5~6시간밖에 자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 기간에 메타도 딥시크 분석 전담팀을 두고 '라마 4' 개발에 매달렸다. 그러나 큐원 팀은 라마 4를 테스트한 뒤 큐원3가 더 긍정적인 평을 받을 것을 확신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큐원 3는 출시 당시 라이브벤치나 아티피셜 애널리시스 등에서 '라마 4'를 넘어선 것은 물론, 가장 큰 버전은 딥시크-R1을 능가했다. 물론, 딥시크도 지난주 R1 최신 업데이트를 통해 다시 큐원을 앞질렀다.
이 가운데 딥시크를 사용했던 알리바바의 자체 AI 제품들은 다시 큐원으로 돌아왔다. 알리바바의 각 사업부도 큐원 3 기반의 에이전트 개발을 논의 중이다.
특히 알리바바는 큐원 3를 앞세워 글로벌 진출을 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알리바바 클라우드는 최근 온라인 이벤트를 열고 싱가포르 회사를 통해 주력 AI 모델의 업데이트 버전을 서비스형 플랫폼(PaaS)으로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임대준 기자 ydj@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