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X, White House)
(사진=X, White House)

미국과 아랍에미리트(UAE)가 지난달 발표한 초대형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설 사업이 안보 문제로 제자리걸음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UAE와 중국이 긴밀한 관계라는 지적이 이어지며, 양국 간 기술 협력이 앞으로도 이어질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태다.

로이터는 6일(현지시간) 미국과 아랍에미리트(UAE)가 공동 추진 중인 세계 최대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허브 건설 프로젝트가 여전히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첨단 기술 수출과 관련된 안보 우려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스타게이트 UAE’로 불리는 이 프로젝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아부다비를 이틀간 방문한 동안 공식 발표됐다. 아부다비 외곽 약 26제곱킬로미터 부지에 조성될 예정이며, UAE 국영 AI 전문기업 G42가 자금을 지원한다.

G42는 이번 프로젝트의 1단계 개발을 위해 미국의 엔비디아, 오픈AI, 시스코, 오라클, 일본의 소프트뱅크와 협력하고 있다. 오는 2026년 가동을 목표로 하며, 최종적으로 5기가와트 규모의 서버 용량을 갖출 계획이다. 초기 단계에는 엔비디아의 최신 AI 서버인 ‘그레이스 블랙웰 GB300’ 시스템과 10만개의 고성능 AI 칩이 투입된다.

이번 프로젝트는 중동 국가들이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미국 기술을 우선하도록 유도하는 전략적 조치로 간주됐다.

그러나 양국의 발표는 보여주기에 불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부는 아직 AI 칩 수출 조건이나 기술 통제 방안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마련하지 못한 상태로 알려졌다.

특히 여전히 UAE가 중국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다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 과거 UAE는 미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화웨이의 5G 장비를 도입한 바 있으며, 최근까지도 중국 기업 화웨이와 알리바바 클라우드가 현지에서 활발히 활동 중이다.

지난해에는 바이든 행정부의 압력에 따라 UAE의 국영 기술 기업 G42가 중국산 장비를 제거하고 중국 투자 지분을 매각했다. 그 대가로 오픈AI 등 미국 기술에 접근할 수 있었으며, 마이크로소프트(MS)로부터 15억달러(약 2조원) 투자를 유치했다.

그러나 UAE는 여전히 러시아 제재 회피 기업들의 허브로 알려져 있으며, 중국으로의 AI 칩 밀수 루트에도 이름이 오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미국 정부는 UAE 정부에 대해 미국산 기술의 제3국 유출을 방지하기 위한 통제 조건을 제시할 예정이나, 세부 사항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중국 기술 사용 금지나 중국 국적자 고용 제한 등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과 미국 상부부 등은 이번 보도에 관련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소식통에 따르면, 아직 프로젝트 승인 시점조차 정해지지 않았으며, UAE가 수정안을 제시할 경우 승인 일정이 더 지연될 수 있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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