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샷이 최근 출시한 인공지능(AI) 모델 '키미 K2'를 두고, 중국에서 '제2의 딥시크'라며 띄우기에 나섰다. 그러나 정작 미국에서는 더 이상 중국 모델로 인한 충격은 없으리라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로 꼽혔다. 한마디로 바이럴에 실패했다는 것이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19일 키미 K2가 올해 초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딥시크만큼 충격적인 성능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학술지 네이처는 키미 K2의 성능이 탁월하다며, 이를 ‘또 하나의 딥시크 모멘트’라고 평가했다는 것이다. 또 딥시크에 이어 6개월 만에 고성능 AI 모델이 출시된 것은 최근 중국의 AI 혁신이 지속 가능하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지난 12일 출시된 키미 2는 1조개(1000B)의 매개변수를 갖춘 오픈 소스 사상 최대 규모의 모델이다. 그러나 전문가 혼합(MoE) 구조를 채택, 320억개(32B) 매개변수만 활성화된다.
또 ‘에이전트’ 능력에 초점을 맞췄다.'SWE-벤치 베리파이드'에서 65.8% 정확도를 기록, 대부분 오픈 소스 모델을 압도했으며,일부 상용 모델과도 견줄 만한 성능을 보였다.
딥시크처럼 저렴한 가격에 API 형태로도 제공된다. 이처럼 여러 면에서 딥시크와 비슷하며, 성능은 오픈 소스 중 가장 앞선 편이다.
하지만, 키미 2는 성능에 비해 커뮤니티 등에서 언급이 적은 편이다.
또 21일 현재 허깅페이스에서는 '키미-K2-인스트럭트'가 14만5000여건, '키미-K2-베이스'가 3300여건 다운로드에 그쳤다. 이는 이틀 후인 14일 출시된 LG AI연구원의 '엑사원 4.0 32B'이 기록한 27만2000여건의 절반에 불과하다.
이어 미국의 유명 AI 평론가인 에단 몰릭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와튼스쿨 교수는 X(트위터)를 통해 "키미 2가 딥시크만큼 대중에게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지 못한 이유는 대부분의 소비자와 학생들에게는 딥시크가 이미 충분히 좋았기 때문일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1월 딥시크의 등장이 일반에도 강한 인상을 줬던 것은 "돈을 내지 않으려는 사람들, 특히 숙제를 위해 사용하는 학생들을 위한 무료 AI에 대한 억눌린 소비자 수요에 의해 더 강화됐다"라고 분석했다.
즉, 당시에는 고급 추론 기능을 갖춘 모델이 오픈AI의 'o1'와 구글의 '제미나이 2.0' 등 두 종류밖에 없었다. 따라서 리포트나 보고서를 만들기 위해서 이를 유료로 활용하던 사람들이 무료인 '딥시크-R1'의 등장에 환호했다는 내용이다.
실제로 딥시크-R1은 출시 이후 두어달 동안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으나, 이후 추론 모델이 잇달아 출시되며 예전만한 인기를 유지하지는 못했다.
Also, the shock that Chinese models are very good has mostly worn off.
— Ethan Mollick (@emollick) July 14, 2025
That doesn’t mean that Kimi wont see rapid adoption among developers, but it may not see the huge viral and mainstream success of DeepSeek.
또 몰릭 교수는 "중국 모델이 매우 훌륭하다는 충격은 대부분 사라졌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렇다고 해서 키미가 개발자들 사이에서 빠르게 채택되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는 아니지만, 딥시크처럼 큰 바이럴 마케팅과 대중적인 성공을 거두지는 못할 수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문제는 비슷한 중국산 오픈 소스 모델이 너무 많이 쏟아졌다는 점이다. 딥시크 출시 이후 수십종의 모델을 출시한 알리바바부터 바이트댄스, 텐센트, 화웨이, 바이두 등 중국 주요 빅테크는 물론, 지푸와 문샷, 스텝펀, 바이촨, 미니맥스 등 주요 스타트업이 모조리 오픈 소스 모델을 내놓았다.
또 이들은 공통적으로 딥시크-R1이나 o1 등을 넘었다는 벤치마크를 공개하고, 기존 모델보다 효율성을 강화했다는 점을 강화하고 있다. 결국 차별점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
따라서 몰릭 교수의 발언은 실제 모델의 성능과는 관계없이, 중국의 오픈 소스 러시가 결국 제살깎기가 됐다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임대준 기자 ydj@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