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이 카부쿠오글루 구글 딥마인드 부사장이 '제미나이'의 개발과 제품화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그동안 데미스 허사비스 딥마인드 CEO에 가려져 있었던 그는 공교롭게도 메타의 영입 실패 이후 부각되기 시작했다.
디 인포메이션은 31일(현지시간) 딥마인드의 최고 기술책임자(CTO)인 카부쿠오글루 부사장이 최근 2년간 제미나이의 놀라운 반전을 이끌었으며, 이제부터는 AI 제품 통합이라는 중책을 맡아 큰 권한을 갖게 됐다고 소개했다.
구글은 지난 6월 '최고 AI 아키텍트(Chief AI Architect)'라는 새 직책을 신설하고 그를 선임했다. 이는 구글의 모든 제품에 제미나이를 통합하는 역할로, 여기에는 검색도 포함돼 있다. 이로 인해 허사비스 CEO는 좀 더 연구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그동안 잘 알려지지는 않았으나, 그는 구글에서 큰 신임을 얻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르게이 브린 구글 공동 창립자는 AI 부분에서 어떤 일을 처리할 때 항상 단 한사람, 그에게 메시지를 보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구글 직원들은 그가 최근 2년간 오픈AI에 비해 뒤처진 것으로 평가받던 제미나이를 정상권으로 끌어 올린 주역으로 꼽았다. 구글은 2023년 4월 오픈AI를 따라잡기 위해 딥마인드와 딥브레인으로 분리됐던 AI 연구 조직을 통합했는데, 이때부터 그가 전면에 등장했고 결국 2년 만에 제미나이를 정상권에 올려놓는데 성공했다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그가 새로운 직책을 맡게 된 것은 메타가 영입에 실패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직후다. 메타 역시 슈퍼인텔리전스 팀 리더를 맡을 인물로 그를 지목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48세인 그는 얀 르쿤 메타 수석 과학자의 제자로 알려졌다. 튀르키예 무기 제조업체에서 일하던 그는 2000년대 초반 아내의 학업 때문에 미국으로 건너와, 르쿤 수석이 재직한 뉴욕대학교에서 머신러닝 수업을 들었다.
르쿤 수석은 "코레이는 어려움을 잘 견뎌내고 좋은 성과를 낸 학생"이라고 기억했다. 또 2010년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일본 기업 NEC 연구원에서 일하던 그를 2012년 딥마인드에 합류할 것을 권유한 것도 르쿤 수석으로 알려졌다.
이제 그는 사실상 구글 AI의 중심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이다. AI의 제품 도입은 물론, GPU를 할당하고 데이터 센터를 계획하는 것도 포함된다. 휘하에 21명의 직속 부하와 2100명의 직원을 거느리고 있으며, 메타의 영입 시도에 맞서 직원들을 지켜내는 것도 그의 임무다.
모델 개발에도 직접 관여, 회사 내부에서 다양한 용도로 개발된 모델을 통합하는 시도를 주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제미나이의 사후 훈련팀을 통합 지휘한다는 것이다.
관계자들은 그의 장점으로 조직 내 능통한 커뮤니케이션 능력과 리더십을 들었다. 딥마인드 휴게실에서 브린 창립자와 직원들과 어울리는 모습이 자주 목격된다는 것이다.
또 인공일반지능(AGI)이라는 거대한 비전을 내세우기보다는 벤치마크와 실제 성능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카부쿠오글루 부사장에 대한 이야기는 최근 구글이 마주한 중요한 변화를 반영한다는 분석이다. 즉, 제미나이가 오픈AI 모델을 거의 따라잡았다는 자신감과 수년간 지적됐던 AI 개발 조직의 분열 문제의 해결, 그리고 AI 검색을 포함한 새로운 수익 화 집중 노력 등을 보여주고 있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도 최근 팟캐스트에서 그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평했다. 특히, 과거 딥마인드와 딥브레인으로 나눠진 연구 부서를 통합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인물로 허사비스 CEO와 제프 딘 수석 개발자, 카부쿠오글루 부사장 등을 꼽았다.
임대준 기자 ydj@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