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 밸리에서 ‘AI 과학자’ 개발을 내세운 새로운 스타트업이 화제다. 인재 영입이 치열한 가운데, 오픈AI와 구글 딥마인드, 메타 등 글로벌 빅테크 연구소에서 20명 이상의 연구원을 모은 피어리오딕 랩스(Periodic Labs)’가 주인공이다.

피어리오딕 랩스는 30일(현지시간) 3억달러(약 4200억원) 규모 시드 투자를 유치했다고 발표하며 스텔스 상태를 벗어났다.

투자자에는 앤드리슨 호로비츠, DST, 엔비디아, 액셀 등 주요 투자사를 비롯해 제프 딘 구글 수석 과학자와 에릭 슈미트 전 구글 CEO,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 등 거물들이 참여했다.

이 회사는 오픈AI 부사장 출신인 리암 페두스와 구글에서 신소재 연구를 이끈 에킨 도구스 쿠북이 공동 창업했다.

페두스는 2022년 '챗GPT'를 탄생시킨 핵심 연구진으로, 세계 최초의 ‘1조 매개변수 신경망’ 프로젝트를 주도한 인물이기도 하다. 쿠북은 2023년 AI 신소재 발견 도구 ‘GNoME’을 개발해 200만개 이상의 신규 결정체를 발견하는 성과를 냈다. 이 회사에는 오픈AI의 에이전트 '오퍼레이터'와 마이크로소프트의 '매터젠(MatterGen)' 등 주요 AI 개발자와 재료 과학 프로젝트 경험자들이 합류했다.

특히, 리샤브 아가르왈과 같은 연구원은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가 거액의 연봉과 스톡옵션을 제안했지만, 이를 뿌리친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됐다. 그만큼 이들이 진행 중인 프로젝트에는 큰 기대가 모인다.

이에 대해 샘 알트먼 오픈AI CEO를 비롯해 미라 무라티, 안드레이 카파시, 존 슐만, 스리니바스 나라야난, 닉 털리 등 전 오픈AI 동료들도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특히 알트먼 CEO는 페두스가 회사를 떠날 당시, 앞으로 그를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범용 대형언어모델(LLM) 개발이 아니라, 물리와 화학 등 기초과학 연구를 가속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목표는 AI가 스스로 실험하고 학습하며 과학적 발견을 자동화하는 ‘자율 연구소’를 구축하는 것이다. 연구원들이 제시한 가설을 기반으로 로봇이 수천번의 실험을 반복하고, 그 과정에서 발생한 방대한 물리적 데이터를 AI가 학습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새로운 초전도체나 차세대 소재를 개발하겠다는 계획이다.

리암 페두스 창립자는 “AI의 본질적 목적은 화이트칼라 업무 자동화가 아니라, 과학 발전을 앞당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인공일반지능(AGI)이 과학 혁신을 일으킬 것이라는 예측에 대해 “실리콘 밸리는 지적 게으름에 빠져 있다”라며 좀 더 전문적이고 구체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의 첫번째 목표는 에너지 효율성과 성능이 개선된 새로운 초전도체를 개발하는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다양한 신소재 발굴과 더불어, AI가 물리적 실험 데이터를 직접 학습해 기존 인터넷 기반 학습을 넘어서는 새로운 연구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것이 핵심 비전이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

저작권자 © AI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