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여성가족재단이 「전남 일·생활균형 지수로 보는 근로시간 현황과 시사점」을 주제로 한 흥미로운 정책정보지를 지난달 말 발간했다. 

전남 지역의 근로시간 구조가 일과 삶의 균형을 방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분석은 고용노동부의 '2023년 일·생활균형 지수'를 기반으로 작성되었다.

전남 일·생활균형 지수로 보는 근로시간 현황과 시사점
전남 일·생활균형 지수로 보는 근로시간 현황과 시사점

전남의 월 평균 총근로시간은 163.4시간으로 전국 평균(163.3시간)과 비슷하다.

하지만 초과근무 시간은 전국보다 짧은 7.9시간이다. 얼핏 보면 '장시간 노동이 심하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기본 근무시간'이 전국보다 길다는 점이다.

즉, 추가로 일하는 시간이 많지 않아 보여도 애초에 일하는 시간이 길게 정해져 있어 근로자들은 하루 대부분을 일에 쏟고 있다.

특히 여성 근로자가 많은 '숙박·음식점업'과 소규모 사업장에서 이런 현상이 뚜렷하다. 결과적으로, 쉬는 시간은 부족하고 삶의 여유는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다.

기본 근로시간 줄이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전남의 일·생활균형 지수는 63.8점으로 전국 평균보다 높고 전국 6위를 기록했다.

생활 만족도와 지방정부의 관심도는 우수한 편이다. 하지만 휴가 사용, 유연근무제 도입 같은 제도적 측면은 미흡하다.

즉, 지역 사회 분위기나 정책 의지는 좋지만, 실제 일하는 사람들의 근무 방식은 여전히 개선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전남의 '일-삶 균형'을 가로막는 가장 큰 벽은 '길게 정해진 근무시간'이다. 단순히 초과근무를 줄이는 걸로는 부족하다.

근무시간 구조 자체를 바꾸는 획기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여기에는 법과 제도의 변화뿐 아니라, 기술의 도움도 중요하다.

AI가 도와주는 똑똑한 근무시간 관리

AI(인공지능)를 활용하면 근로자에게 꼭 필요한 시간만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다.

이를테면 "일정이 복잡한 회사에서는 AI가 자동으로 직원들의 일정을 조정"해주기도 한다.

또한 "AI가 업무량을 분석해서 가장 적절한 근무시간을 추천"해주거나, "과로가 예상되면 미리 알림을 보내 휴식을 권장"하기도 한다.

특히 중소기업에서는 "사람 손으로 일일이 관리하기 어려운 부분을 AI 시스템이 대신 관리해 근로자의 피로를 줄이고 업무 효율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정부와 지자체가 이런 시스템을 도입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면, 적은 인력으로도 효율적인 근무환경을 만들 수 있고, 일과 삶의 균형도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다.

전남은 여성 근로자 비율이 높은 업종에서 근무시간이 가장 길다. 하지만 이들 업종은 대체로 임금 수준도 낮고, 복지 제도도 부족하다.

따라서 근무시간 단축과 함께 임금 보전, 유급휴가 확대, 유연근무제 도입 등 전반적인 노동조건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

이는 여성의 삶을 바꾸고, 성평등한 사회로 나아가는 데 중요한 발판이 된다.

성혜란 전남여성가족재단 원장은 "일과 삶의 균형은 근로시간 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실현될 수 없다"며, "재단은 앞으로 AI 기술과 성인지적 관점을 접목한 정책 개발을 통해 도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양준석 기자 kailas21@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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