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붐으로 올해에만 수십명의 새로운 억만장자가 탄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AI 산업이 기술 사상 가장 빠르고 거대한 부의 중심으로 떠올랐다는 분석이다.
CB 인사이트는 10일(현지시간) AI 유니콘 기업 중 기업 가치가 10억달러(약 1조3900억원) 이상인 유니콘이 498개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이들의 기업 가치를 합치면 2.7조달러(약 3750조원)에 이른다.
이 가운데 100개 기업은 2023년 이후 설립됐다. 또 1억달러 이상의 평가를 받은 AI 스타트업은 무려 1300개 이상으로 집계됐다.
특히 올해에는 앤트로픽과 SSI, 오픈AI, 애니스피어 등이 잇달아 대규모 자금 조달에 성공하며 사상 최고의 몸값을 돌파한 것이 주효했다.
여기에 상장 기업인 엔비디아와 메타, 마이크로소프트의 주가 상승과 데이터센터·컴퓨팅 인프라 기업들의 급성장, 그리고 AI 인재 경쟁에 따른 고액 보상 등이 맞물리며 AI 부자들이 빠르게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앤드류 맥아피 MIT 디지털 경제 이니셔티브 공동 소장은 “지난 100년간 데이터를 살펴봐도, 이 정도 속도와 규모의 부 창출은 찾아보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올해 억만장자 대열에 합류한 인물도 10명이 넘게 꼽혔다. 여기에는 일리야 수츠케버 SSI 창립자와 미라 무라티 싱킹 머신즈 랩 창립자 등 오픈AI 출신이 나란히 포함됐다.
또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창립자와 아라빈드 스리니바스 퍼플렉시티 창립자는 물론, 량원펑 딥시크 창립자와 메타에 합류한 알렉산드르 왕 스케일 AI 창립자도 포함됐다.
'커서'를 운영하는 마이크 트루웰 애니스피어 창립자와 로봇 스타트업 피규어 AI의 브렛 애드콕 창립자, 상장에 성공한 마이클 인트레이터 코어위브 창립자 등도 이름을 올렸다.
AI 부의 중심지는 여전히 샌프란시스코와 실리콘 밸리로 나타났다. 지난해 실리콘 밸리 기업들의 투자 유치는 350억달러(약 49조원)를 돌파했다.
또 뉴욕을 제치고 억만장자가 가장 많은 도시가 된 샌프란시스코에서는 부동산 가격과 임대료가 급등하며 AI 호황의 영향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다만, 현재 대부분 AI 기업들은 비상장 상태로, 자산을 현금화하기 쉽지 않은 구조다. 닷컴 버블 당시와는 달리, 현재 스타트업들은 벤처 캐피털, 국부펀드, 가족 투자사 등으로부터 끊임없는 자금 지원을 받으며 비상장 상태를 유지하는 추세다.
한편, 맥아피 소장은 “과거 닷컴 부자들이 초기 실패를 겪은 후 분산 투자와 전문 매니저 고용으로 안정화를 이뤘던 것처럼, AI 부자들도 비슷한 길을 걷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