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 주가가 하루 만에 43%나 급등, 33년 만에 미국 증시에서 가장 높은 기록을 세웠다. 이를 통해 오라클은 시가 총액 '1조달러 클럽' 가입을 눈앞에 두게 됐으며, 래리 엘리슨 회장의 순자산도 약 3926억달러(약 55조원)로 증가하며 세계 최고의 갑부인 일론 머스크 CEO(약 4399억달러)에 바짝 다가섰다.
10일(현지시간) 로이터 등에 따르면, 오라클은 지난 분기 실적 발표에서 수십억 달러 규모의 계약 4건을 공개했다.
여기에는 계약 중 아직 이행되지 않은 매출을 뜻하는 '잔여 이행 의무'(Remaining Performance Obligation, RPO)가 4550억달러(약 631조9천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359%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3년 안에 매출 2배 증가를 예상했다.
이는 월가의 예상을 넘는 놀라운 실적으로 평가됐다. 미국 언론은 이번 주가 상승이 오라클이 1977년 설립된 이래 가장 큰 하루 상승폭이며, 1992년 이후 33년 만에 처음으로 나타난 급등이라고 전했다.
오라클의 신규 수익 대부분은 오픈AI와의 계약에서 발생할 것으로 분석됐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오픈AI는 오라클과 5년 간 3000억달러(약 416조원) 규모의 컴퓨팅 파워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엘리슨 회장은 오라클 지분 41%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번 주가 상승으로 순자산이 약 1000억달러 증가했다. 오라클의 시가 총액은 이번 상승분을 반영하면 약 9130억달러(약 1268조원)에 달해 1조달러 진입을 눈 앞에 두게 됐다.
특히, 올해 들어 오라클 주가는 45% 상승, S&P 500 지수와 ‘매그니피선트 세븐’ 종목을 웃도는 성과를 기록했다.
사프라 캣츠 오라클 CEO는 컨퍼런스 콜에서 “앞으로 몇달 동안 수십억달러 규모의 신규 고객 계약이 이어질 예정이며, 장기 계약(RPO)은 5000억달러를 넘어설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클라우드 시장은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웹서비스(AWS), 구글 클라우드가 65%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오라클과 알리바바, 코어위브 등은 상대적으로 작은 비중을 차지한다. 오라클은 AWS, 구글, MS와의 협업을 통해 클라우드 고객이 오라클 클라우드 인프라스트럭처 (OCI)를 기존 서비스와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으며, 관련 매출은 1분기 기준 16배 이상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오라클이 참여한 오픈AI·소프트뱅크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성장 동력으로 지목했다.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는 5000억달러 규모의 AI 인프라 투자가 예상되는 대규모 사업이다.
또 오라클은 엘리슨의 오랜 친구인 머스크 CEO의 xAI에도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한편, 이번 오라클의 급등은 최근 제기된 'AI 거품론'에도 불구하고 AI 칩과 데이터센터 등 인프라 수요가 줄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