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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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대표 기술 기업 알리바바와 바이두가 엔비디아 칩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자체 개발한 반도체로 인공지능(AI) 모델 훈련에 나섰다. 중국 빅테크가 AI 모델 개발에 자체 칩을 활용한다는 것은 처음 알려진 사실이다.

디 인포메이션은 11일(현지시간) 다수의 관계자를 인용, 알리바바가 자체 설계한 ‘전우(Zhenwu)’ 프로세서로 소형 AI 모델을 훈련 중이라고 보도했다. 또 바이두는 ‘쿤룬 P800(Kunlun P800)’ 칩을 활용해 대형언어모델(LLM) ‘어니(Ernie)’의 차세대 버전을 실험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르면, 양사 모두 최첨단 모델 개발에는 여전히 성능과 안정성에서 앞선 엔비디아 칩을 병행 사용하고 있다. 이는 구글의 'TPU'나 아마존의 '트레이니엄(Trainium)' 등 글로벌 클라우드 기업이 엔비디아 칩과 자체 칩을 병행 활용하는 전략과 흡사하다.

특히 알리바바와 바이두 등은 최근까지도 엔비디아 칩을 중국산보다 선호한다고 알려져 있었다. 반면, 딥시크나 아이플라이텍 등이 화웨이 칩을 사용한다는 소식은 전해진 바 있다.

알리바바의 전우 칩은 엔비디아의 ‘블랙웰’에는 못 미치지만, 중국 전용으로 공급되는 'H20' 칩과 경쟁 가능한 수준에 도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차세대 전우 칩은 구형 'A100'을 웃도는 성능을 목표로 개발 중이다.

바이두의 쿤룬 P800은 모델 학습과 추론을 동시에 지원하도록 설계됐으며, 최근에는 오픈 소스 모델의 사후 훈련(post-training)에도 활용되고 있다.

칩 생산은 중국 최대 파운드리 SMIC가 맡고 있다. 미국의 수출 규제로 인해 TSMC와 삼성전자 등 글로벌 파운드리와 중국 기업이 협력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알리바바는 과거 전우 칩 생산을 위해 TSMC에 의존했으나, 미국 정부가 제한을 강화하자 생산 라인을 중국 내로 전환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움직임이 중국 정부의 정책과 맞물렸다고 분석했다. 중국 정부 고문 역할을 해온 웨이 사오쥔 칭화대학교 교수는 최근 “미국 기술에 종속될 위험이 있다”라며 “중국이 기존 GPU 구조에 의존하지 않고, 대형 AI 모델 전용 신규 칩 개발에 집중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화웨이와 캠브리콘도 자국 내 반도체 공장에서 AI 가속기 생산을 확대하고 있다. 양사가 계획대로 생산을 늘리면 2026년까지 100만개 이상의 중국산 AI 가속기가 공급될 전망이다.

다만, 첨단 반도체 공정 능력과 HBM 메모리 수급이 병목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성능 면에서 엔비디아를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을 것으로 분석된다.

엔비디아는 이에 대해 “경쟁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라며 “고객들은 가장 널리 쓰이는 애플리케이션과 오픈 소스 모델을 실행할 수 있는 최적의 기술을 선택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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