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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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가 알리바바와 바이트댄스 등 주요 빅테크 기업에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용 칩 구매를 중단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이에 대해 실망감을 표시했지만, 양국에 더 큰 현안이 있다는 것을 이해한다고 밝혔다.

파이낸셜 타임스(FT)는 17일(현지시간) 중국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CAC)이 최근 기업들에 엔비디아의 ‘RTX 프로 6000D’ 주문을 취소하고 테스트도 중단할 것을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RTX 프로 6000D는 워크스테이션용 그래픽칩으로 설계됐으나, 성능을 일부 조정하면 AI 데이터센터에도 활용할 수 있다.

이번 조치는 중국이 사실상 사용을 제한한 엔비디아의 중국 전용 칩 ‘H20’에 이어 추가 제재에 나서는 등 본격적인 반도체 자립에 나섰다는 평이다. 중국은 최근 화웨이나 캠브리콘 등 중국 기업들의 AI 칩 성능이 엔비디아에 견줄 수준에 이르렀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엔비디아는 이번 지시로 사실상 중국 수출이 막히게 됐다. 젠슨 황 CEO는 영국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실망스럽지만, 미·중 간 더 큰 현안이 있다는 점을 이해한다”라며 “한 시장을 지원하는 것은 그 국가가 원할 때뿐”이라고 말했다.

또 중국 정부는 최근 엔비디아의 2020년 멜라녹스 인수 건에 대해 반독점법 위반 판정을 내리고, 미국 반도체 업체에 대한 반덤핑 조사에 착수하는 등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미국과의 무역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협상 카드 성격도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현재 알리바바와 바이두 등 중국 IT 기업들은 자체 AI 반도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화웨이가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한 중국 관계자는 “이제는 엔비디아 칩 공급 재개에 대한 기대를 접고 완전한 국산화 체제를 구축하라는 정부의 메시지가 명확해졌다”라고 전했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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