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사이퀀텀(PsiQuantum)이 양자컴퓨팅 역대 최대 규모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10일(현지시간) 사이퀀텀이 10억달러(약 1조4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유치했으며, 이는 이 분야의 단일 투자 라운드 사상 최대 규모라고 보도했다. 

이번 투자로 기업 가치를 70억달러(약 9조7000억원)로 평가받았다. 이는 2021년 마지막 자금 조달 당시 32억달러의 두배 이상이다.

이번 투자 라운드는 블랙록, 테마섹, 베일리 기포드가 주도했으며, 엔비디아 벤처 캐피털도 참여했다.

특히,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올해 초 양자컴퓨터가 상용화되기까지 최소 20년이 걸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가 자신이 틀렸다고 번복한 뒤 관련 분야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사이퀀텀은 이 자금을 통해 2028년까지 100만 큐비트(qubit)를 갖춘 양자컴퓨터를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현재 가장 발전된 기계가 보유한 수백개의 큐비트보다 훨씬 많은 규모다.

만약 이 회사가 목표를 달성한다면 구글이나 IBM보다 앞설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피터 샤드볼트 사이퀀텀 최고 과학책임자(CSO)는 “이 정도 규모의 컴퓨터라면 현재 지구상의 누구도 해결할 수 없는 상업적 가치가 있는 문제를 풀 수 있다”라고 말했다. 

올해 양자컴퓨팅 기업의 투자와 기업 가치 상승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경쟁 기업인 퀀티넘(Quantinuum)은 이번 달 6억달러를 유치하며 기업 가치를 100억달러(약 14조원)로 평가받았고, 핀란드 기업 IQM은 3억달러를 모금했다. 미국 상장 기업인 아이온Q(IonQ), 리게티(Rigetti), D-웨이브(D-Wave) 등은 최근 기업 가치가 모두 두배 정도 뛰어올랐다.

그러나 양자컴퓨팅 분야는 여전히 기술적 난제를 안고 있다. 구글만이 양자 시스템 내 노이즈를 통제하고 큐비트 수가 늘어날 때 계산 결과를 유지할 수 있는 오류 보정(error correction) 기술을 입증한 상태다. 샤드볼트 CSO도 "구글의 성과가 업계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실용적 양자컴퓨터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높인 중요한 돌파구"라고 평가했다.

영국에서 창립된 뒤 실리콘 밸리로 이전한 사이퀀텀은 다른 양자컴퓨터와 달리 '광자(photons)' 기반 큐비트를 사용한다. 광자 기반 칩이 기존 반도체 시설에서 제조가 쉬워 상용화가 빨리 이뤄질 수 있으며, 구글이나 IBM처럼 극저온 환경이 필요하지 않아 장비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사이퀀텀은 여전히 단일 광자를 방출하고 제어할 수 있는 부품 개발 등 난제에 직면해 있으며, 오류 보정 능력도 증명하지 못했다. 2024년까지 완성된 프로토타입을 공개하겠다던 목표도 달성하지 못했다.

사이퀀텀은 올해 말 호주에 전체 생산 라인을 갖춘 첫 공장 건설을 시작할 예정이며, 정부로부터 9억4000만호주달러(약 8712억원)의 자본 및 대출 지원을 확보했다. 또 시카고에 전체 규모 양자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계약도 체결한 상태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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