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전국에는 전남, 울산 등 5곳의 에너지 분야 특성화고가 존재하지만, 수도권에는 아직 한 곳도 없다. 따라서 인천에너지고는 수도권 최초이자 '미래형 산업교육'의 선도 모델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전남 영암 에너지고등학교 (사진=전남에너지고)
전남 영암 에너지고등학교 (사진=전남에너지고)

비슷한 사례로 전남 영암의 '전남에너지고등학교'가 있다. 이 학교는 기존 전자·전기계열 특성화고를 에너지 중심으로 개편해, 전자과·전기에너지과 등을 운영하며 지역 에너지 산업과 연계된 인재를 길러내고 있다.

또한 전남도는 2019년 나주혁신도시에 '혁신 IT에너지고등학교' 설립을 추진하는 등 재생에너지와 디지털 산업 융합 인재 양성에 적극 나선 바 있다.

이처럼 지방에서는 이미 에너지 분야 교육특화 모델이 가시화되고 있는 만큼, 인천의 시도는 뒤늦었지만 수도권 산업 구조에 부합하는 시의적절한 움직임으로 평가된다.

산업 맞춤형 교육의 시의성과 효능성

전문가들은 인천에너지고 설립이 단순한 학교 신설을 넘어 '산업 인력 생태계' 구축의 첫걸음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인천은 해상풍력·스마트에너지·그린수소 등 다양한 에너지 프로젝트가 동시에 진행되는 지역이기에, 이와 연계된 기술 교육의 필요성이 매우 높다.

시의성 측면에서도 지금이 적기다. 정부의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 영흥화력의 단계적 연료 전환과 해상풍력 확대가 명시되면서, 에너지 전환 관련 인력 수요는 앞으로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교육계와 산업계 간 협력 체계를 조기에 구축한다면, 인천에너지고는 미래형 직업교육의 성공 사례가 될 수 있다.

효능성 측면에서도 기대가 크다. 실무 중심의 교과과정과 산업체 협업 실습, 현장형 교육이 잘 결합될 경우, 졸업생의 취업 경쟁력과 지역 산업 경쟁력이 동시에 강화될 수 있다.

다만 학교 선정과 교육 인프라 구축이 형식적 수준에 그칠 경우 실질적 성과를 내기 어렵다는 점에서 철저한 준비와 실행력이 요구된다.

나주 해상풍력 (AI타임스DB)
나주 해상풍력 (AI타임스DB)

"교육과 산업의 선순환 모델 만들어야"

인천에너지고 설립은 수도권 교육정책의 전환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특성화고가 단순히 기술인력을 양성하는 수준을 넘어, 지역 산업 발전과 직접적으로 맞물리는 '교육-산업 선순환 모델'을 만드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전망한다.

향후 교육청과 지자체, 산업체가 협력해 지속적인 현장실습, 산학연계 프로그램, 교사 전문성 강화 등이 병행될 때 비로소 인천에너지고의 진정한 가치가 실현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인천에너지고 설립은 '새로운 학교 하나'가 아니라, 인천이 미래 에너지 도시로 나아가기 위한 준비이자 교육혁신의 실험대라 할 수 있다.

이 시도가 성공한다면, 수도권뿐 아니라 전국적으로도 특성화고의 역할과 방향을 바꾸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다.

양준석 기자 kailas21@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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