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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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인공지능(AI) 거버넌스의 새로운 질서를 주도하겠다는 야심을 공식화했다. 미국이 국제 규제 논의에 소극적인 사이, 시진핑 주석은 APEC 정상회의 무대를 활용해 ‘AI 공공재’ 구상을 내세우며 중국식 협력 모델을 전면에 내세웠다.

로이터에 따르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1일 경주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에서 AI 거버넌스를 위한 ‘세계 인공지능 협력 기구(WAICO)’ 설립을 공식 제안했다.

이는 중국이 미국 중심의 기술 질서에 대응해 글로벌 AI 규범 형성에서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다.

시 주석은 “AI는 인류의 미래 발전에 중대한 의미를 지니며, 모든 국가와 지역의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공공재가 되어야 한다”라며 “새로운 국제기구를 통해 거버넌스 규칙을 정립하고 협력을 촉진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WAICO의 본부를 상하이에 두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발언은 올해 초 중국이 처음 제안한 글로벌 AI 협력체 구상을 시 주석이 직접 언급한 첫 사례다. 미국은 유엔 등 국제기구를 통한 AI 규제 추진에 반대해 온 만큼, 이번 제안은 중국이 ‘AI 질서 경쟁’의 핵심으로 자리 잡으려는 시도로 평가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시 주석과의 회담 직후 워싱턴으로 돌아가며 APEC 정상회의 본회의에는 불참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부재 속에 시 주석은 APEC 무대에서 중국식 다자협력 모델과 경제개방 비전을 적극 부각한 셈이다.

시 주석은 또 “APEC은 배터리·태양광 등 중국이 주도하는 친환경 기술의 자유로운 교류를 촉진해야 한다”라고 강조하며, ‘녹색 산업’ 분야에서도 중국의 주도권을 강화할 뜻을 내비쳤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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